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야구클래식(WBC)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인식 감독은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걱정이 앞선다”는 말부터 했다. 2006 초대 세계야구클래식 4강 진출, 2회 대회 준우승을 비롯해 지난해 프리미어12 우승 등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을 때마다 뛰어난 성적을 낸 김 감독이 걱정이 많다고 토로한 이유는 주로 세 가지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막바지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혹여나 부상을 입지 않을지이고, 두번째는 쓸 만한 오른손 투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세 번째 걱정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다.
김 감독은 “나보다 젊은 지도자를 감독으로 추천도 했지만, 구본능 총재(KBO)가 이번만 마지막으로 맡아 달라고 해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1, 2회 세계야구클래식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직전 대회인 2013년 대회에선 1차전 네덜란드에 0-5로 패하며 2승1패로 1라운드 탈락했다. 김 감독은 “네덜란드가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가 많은 꽤 강팀인데다, 그때 상대 선발투수를 너무 몰랐던 것이 패인”이라고 지난 대회를 복기했다. 특히 지난해 초대 대회가 열린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한 일본이 설욕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우리가 이기긴 했지만, (상대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에겐 우리 타자들이 꼼짝을 못했다. 운이 좀 따랐고, 우리가 막판에 좋은 경기를 했다. 일본이 도쿄올림픽도 앞두고 있어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쓸 것이다. 우리도 나름대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많이 모은 선수 선발에 대해 김 감독은 “해외파를 포함해 최강 전력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감독은 “(KBO의) 기술위원장일 때보다 감독이 되니까 오승환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오른손 투수와 마무리 둘 다 부족한데, 오승환이 적격이다. 앞으로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본인이 국가에 봉사하겠다고 하면 뽑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해외 원정도박으로 인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72경기 출장정지 처벌을 받은 상태라서 적잖이 논란이 일 수 있는 부분이다.
2017 세계야구클래식은 내년 3월7일부터 미국, 일본, 도미니카, 쿠바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가운데 4개국에서 열린다. 한국팀의 1라운드 경기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고, 준결승과 결승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한국은 네덜란드, 대만과 함께 1라운드 B조에 속해 있다.
윤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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