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해설가 하일성씨가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2006년 5월 제11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에 선임된 하일성씨가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8일 작고한 고 하일성(67)씨는 프로야구 초창기 구수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던 대표적인 해설위원이었다.
하일성씨는 서울 성동고 재학시절 야구를 시작해 1967년 경희대 체육학과에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했지만 선수생활은 길지 않았다. 하일성씨는 생전에 “고된 훈련과 단체생활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대학 졸업 뒤 체육교사로 근무했던 하일성씨는 1979년 당시 한국방송공사 배구 해설위원이던 오관영씨의 권유로 동양방송(TBC) 야구해설을 맡으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1982년 동양방송이 한국방송공사에 통폐합되면서 한국방송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해 한국 프로야구가 시작되면서 그의 구수한 입담은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하일성씨는 “야구는 몰라요.” “역으로 가나요?” 등 유행어를 남기며 대표적인 야구해설가로 이름을 떨쳐 가족오락관·아침마당 등 방송 오락 프로그램에도 초대되기도 했다.
2002년 심근 경색의 위기를 극복한 하일성씨는 2006년 14년 동안 맡아왔던 해설위원을 접고 제11대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에 선임되며 야구계의 중심에 섰다.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당시 금메달) 때와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은메달) 때 야구 국가대표 단장 역할을 맡기도 했다. 하일성씨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제 묘비명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야구대표팀 단장'이라고 써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9년 케이비오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하일성씨는 2010년부터 <케이비에스 엔> 해설위원을 맡았으나 2014 시즌을 끝으로 하차했다. 그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담은 ‘야구 몰라요, 인생 몰라요’ ‘파워 야구교본’ 등 많은 저서를 남겼고, 대기업 신입사원 강연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프로야구 입단 청탁 등으로 사기 혐의에 피소되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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