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KIA)의 2016 시즌 프로야구 수도권 마지막 경기가 열린 25일 수원 케이티(kt) 위즈파크. 올 시즌 3번째 매진을 기록한 위즈파크 외야에 케이티 팬들이 ‘고춧가루’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안방팀을 응원했다. 케이티는 이미 2년 연속 최하위를 확정지은 상황. 쫓기는 건 오히려 기아였다.
1경기 반 차로 엘지(LG)에 밀려 5위를 기록 중인 기아는 이날 케이티를 잡은 뒤 27일 안방에서 열리는 엘지와의 대결에서 승리해 4위로 도약한다는 계획이었다. 정규리그 4위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승과 안방경기라는 이점을 얻고 시작하기 때문에 3전2선승제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러나 갈 길 바쁜 기아를 상대로 막내 케이티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23일에는 5강행을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키워가던 에스케이(SK)를 잡고 가을야구 꿈을 접게 하기도 했다. 당시 에스케이는 에이스 메릴 켈리를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연장 접전 끝에 케이티에 10회말 끝내기패를 당했다.
케이티는 이날 선발로 나온 정대현이 5이닝 2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이며 시즌 3승을 챙겼고, 타선에선 테이블세터 이대형과 박용근이 4타점을 합작했다. 케이티의 8-7승.
창원에선 롯데가 엔씨(NC)에 0-1로 패하며 엔씨 상대 시즌 12연패에 빠졌다. 올해 두번째 대결이던 지난 4월17일 마산 경기 이후 롯데는 엔씨를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시즌 전적 1승13패. 마산(엔씨)과 부산(롯데)을 연고로 둬 지역 라이벌이라 불리지만 상대전적만 놓고 보면 엔씨의 전력이 월등하다.
이날은 팽팽한 투수전이 벌어졌다. 엔씨의 신예 구창모는 5이닝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4승을 기록했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도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수비 판단 미스로 내준 안타가 실점으로 연결돼 시즌 9패째를 떠안게 됐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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