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용의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9회말 1사 만루에서 끝내기 희생뜬공을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위 넥센 히어로즈가 기다리는 고척 스카이돔(고척돔)으로 가기 위한 내일이 없는 벼랑 끝 승부. 팽팽한 투수전과 호수비 열전 속에 마지막에 웃은 팀은 4위 엘지(LG) 트윈스였다. 엘지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케이비오(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뜬공으로 5위 기아 타이거즈를 1-0으로 제압했다. 실책과 주루사 등 어수선한 플레이로 1차전을 내준 뒤 천신만고 끝에 2차전을 낚은 엘지는 13일부터 고척돔에서 넥센과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치른다.
■ 0의 행진…희비 갈린 9회 8회까지 전광판에는 숫자 ‘0’만 쓰여졌다. 득점권에서 터지지 않는 타선에 두 팀 모두 속앓이를 했다. 1점은 9회에 나왔다. 엘지 두 번째 투수 임정우는 9회초 3명의 타자(2탈삼진)를 빈공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9회말, 마운드에는 8회말 1사 3루에서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이어받은 기아 3번째 투수 임창용이 서 있었다. 정상호가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엘지는 대주자 황목치승을 기용했다. 황목치승의 과감한 도루로 무사 2루. 손주인의 고의4구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문선재의 희생번트가 포수 파울뜬공으로 아웃됐으나 1사 1·2루에서 대타 서상우가 기아의 바뀐 투수 지크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용의가 끝내기 좌중간 희생뜬공(포스트시즌 역대 3번째)을 날리면서 이날 경기의 유일한 득점을 만들어냈다. 경기는 1점 득점과 함께 끝났다.
■ 명불허전 선발 싸움 선발 류제국(LG)과 양현종(KIA)은 제 역할을 다했다. 우완 류제국은 6회초 1사 후 브렛 필에게 2루타를 맞을 때까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다. 속구 구속은 빠르지 않았으나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가 일품이었다. 8회초 1사 2루에서도 필에게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낸 것이 이날의 백미였다. 8이닝 1피안타 6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116개였다. 류제국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좌완 양현종 또한 최고 시속 151㎞의 속구로 타자를 윽박질렀다. 빠른 공 다음에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커브와 슬라이더가 좋았다. 5회말 2사 1루에서 견제 상황에서 유격수 김선빈이 실책을 범해 2사 2루에 몰렸으나 박용택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6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95개였다.
■ 호수비 열전 속 득점타 빈곤 전날 패배한 엘지나 승리한 기아나 타선에 변화를 줬다. 1번 타자부터 문선재(LG), 김주찬(KIA)으로 바꿨고 1차전에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정상호, 이형종, 양석환(이상 LG), 서동욱(KIA)이 타선에 배치됐다. 그러나 타선의 변화가 무색하게 선취 득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엘지는 1회, 3회, 4회 첫 타자가 출루하면서 선취 득점 기회가 있었으나 실패했다. 1회말 무사 1루에서는 이형종의 희생번트가 높이 뜨면서 아웃됐고, 3회말 1사 2·3루에서는 기아 3루수 이범호의 호수비가 연거푸 나왔다. 4회말 2사 1·2루에서는 정상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범호의 실책으로 만든 6회말 1사 1·2루에서도 득점타는 터지지 않았다. 8회말 2사 1·3루에서는 양석환이 친 공이 기아 우익수 노수광의 다이빙캐치에 걸렸다. 기아 또한 베테랑 류제국의 영리한 투구에 눌리면서도 4회, 5회 선두타자가 출루했으나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했다. 6회초 1사 2루 기회에서 나지완이 친 타구가 오지환의 호수비에 걸린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전적>
KIA(1승2패) 0-1 LG(2승1패)
<승>임정우 <패>임창용
*LG가 1승을 안고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