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트윈스 김용의가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케이비오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5회초 2사 2루에서 박용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 케이비오(KBO)리그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1차전이 열린 13일 저녁 8시 고척 스카이돔(고척돔) 1루 더그아웃의 온도는 23.2도였다. ‘가을야구=추위와의 싸움’은 고척돔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만원 관중(1만6300명)이 운집한 가운데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뚜껑 있는’ 야구장에서 열린 가을야구 첫 승자는 엘지(LG) 트윈스였다. 엘지는 타선의 집중력과 선발 헨리 소사의 호투를 앞세워 넥센을 7-0으로 꺾었다. 3선승제로 치러진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55.6%(9회 중 5회)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우규민(LG)과 앤디 밴헤켄(넥센)의 선발 맞대결로 14일 저녁 6시30분(MBC TV 중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13일 저녁 8시 고척 스카이돔 1루 더그아웃 온도. 사진 넥센 히어로즈 제공
■영웅 ‘킬러’ 김용의 엘지 1번 타자 김용의의 올 시즌 넥센전 타율은 0.543(35타수19안타)였다. 엘지 타자들 중 가장 좋았다. 고척돔 타율도 0.533(15타수 8안타)에 이르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전날(12일) 미디어데이 때 경계 선수 중 한 명으로 김용의를 꼽은 이유다. 게다가 기아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끝내기 희생뜬공의 여운도 가시지 않은 상황. 김용의는 1-0으로 앞선 5회초 1사 2·3루에서 2타점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엘지로 끌어왔다. 3안타(4타수)를 기록한 김용의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베테랑 박용택도 3안타(4타수)로 승리를 도왔다.
■최고 시속 157㎞의 소사 “시속 150㎞대 강속구를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양상문 엘지 감독의 바람대로 소사는 이날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뽐냈다. 속구 평균은 시속 152㎞. 6이닝 동안 8안타를 허용했으나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6이닝 8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110개였다. 넥센 소속이던 2014년 거둔 포스트시즌 1승 뒤 2년 만에 올린 가을야구 통산 2승(1패)째. 반면 넥센 선발 맥그레거는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의 투구로 패전 투수가 됐다. 1회초 1실점 뒤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한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5회초 첫 타자 양석환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게 아쉬웠다.
■잔루만 ‘풍년’ 넥센 5회까지 넥센이 터뜨린 안타는 7개였다. 여기에 볼넷 1개를 포함해 총 8명이 출루를 했다. 하지만 올린 득점은 ‘0’. 1회말 1사 만루에서는 김민성의 병살타가 나왔고, 0-1로 뒤진 4회 1사 만루 때는 박동원의 3루 파울뜬공, 임병욱의 삼진이 나왔다. 5회까지 잔루만 7개. 넥센은 이날 엘지(9개)보다 더 많은 안타(11개)를 터뜨리고도 단 1점도 뽑지 못하면서 안방인 고척돔에서 열린 첫 포스트시즌을 ‘손님’(LG)에게 내줬다. 이날 넥센의 총 잔루수는 13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종전 8안타) 영봉패의 수모까지 안았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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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1차전
LG(1승) 7-0 넥센(1패)
<승>소사 <패>맥그레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