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선발 마이클 보우덴이 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6 케이비오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두산 베어스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1일 저녁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 온도는 4도까지 떨어졌다. 투수들은 마운드에서 연신 손에 입김을 불어넣었고 수비수들은 뒷주머니에 넣은 핫팩(손난로)을 자꾸 만지작거렸다. 부쩍 추워진 날씨 속에서도 만원 관중이 들어찬 마산야구장 첫 한국시리즈(4선승제) 경기. 엔씨(NC) 다이노스 홈팬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냈으나 역시나 미소 지은 팀은 1, 2차전과 마찬가지로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선발 마이클 보우덴의 136구에 이르는 호투와 김재환의 결승 솔로 홈런 등을 앞세워 엔씨에 6-0, 완승을 거두며 1995년 이후 21년 만의 통합 우승에 단 1승 만을 남겨놨다. 한국시리즈 1~3차전을 승리한 뒤 우승을 놓친 사례는 지금껏 단 한번도 없었다. 4차전은 재크 스튜어트(NC)와 유희관(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2일 저녁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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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의 희비 두산 타선은 4회까지 엔씨 선발 최금강에게 철저히 봉쇄 당했다. 최금강의 슬라이더, 포크볼에 현혹되며 단 한 명도 1루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5회초 4번 타자 김재환이 분위기 반전의 ‘한방’을 터뜨렸다. 선두 타자로 나온 김재환은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높게 제구된 최금강의 4구째 시속 139㎞ 속구를 받아쳐 우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 반면 정규리그 공동 홈런왕(40개)인 엔씨 4번 타자 테임즈의 방망이는 결정적일 때 침묵했다. 4회말 무사 1·2루 선취 득점 기회에서 무기력하게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4타수 무안타 2삼진. 테임즈는 한국시리즈 1~3차전에서 12타수 1안타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엔씨 다이노스와의 2016 케이비오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5회초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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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덴이 보우하사 보우덴은 경기 초반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엔씨 타선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서 3회까지 풀카운트 접전만 5차례 기록하는 등 4회말에 이미 보우덴의 투구수(74개)는 70개가 넘었다. 하지만 2점을 뺏긴 엔씨 타선이 5회말부터 적극적인 공격 태세로 돌아서면서 투구수를 아껴 8회말 2사 후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속구에 포크볼, 커브 등을 섞어 던지며 7⅔이닝 3피안타 4볼넷 무실점의 투구. 1회 나성범부터 2회 박석민까지 4연속 삼진을 엮어내는 등 탈삼진은 무려 11개를 잡아냈다.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종전 10개)을 경신했다. 투구수는 노히트 노런(6월30일 NC전)을 기록(139개)했을 때보다 3개 부족한 136개였다. 보우덴은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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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타선 된 공룡 군단 엔씨는 1~2차전과 달리 박석민과 이호준의 타순을 바꿔 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으로 이어지는 타순을 선보였다. 시리즈 동안 무안타에 그쳤던 박석민을 뒤로 뺐는데 역시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엔씨는 정규리그 때 경기당 평균 5.95점(2위)을 뽑아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 29이닝 동안 단 1득점만 기록했다. 득점 찬스는 몇 차례 있었으나 두산 배터리와의 수싸움에서 번번히 밀렸다. 반면 두산은 5회초 2사 후 양의지, 허경민의 연속 2루타로 2-0으로 달아났고, 9회초에도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는 등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 엔씨와 대조를 보였다.
창원/김양희 기자,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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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4선승제) 3차전
두산(3승) 6-0 NC(3패)
<승>보우덴 <세>이용찬 <패>최금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