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선언한 두산 홍성흔.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스타 홍성흔(39)이 22일 오후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자신의 등번호처럼 ‘22’ 숫자가 있는 날, 은퇴를 택했다.
홍성흔은 99년 오비(두산 전신)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데뷔해 그해 타율 0.258, 16홈런 63타점의 성적으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홍성흔의 일취월장에 터줏대감이던 진갑용이 삼성으로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공격형 포수로 허슬플레이를 바탕으로 2001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00 시드니올림픽,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뛰기도 했다.
홍성흔은 첫 에프에이(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가 2013년 다시 두산에 복귀해 2015년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제한된 출전 기회 속에 17경기에 나서 타율 0.250(40타수 10안타) 5타점에 그쳤다. 홍성흔은 시즌 중반 2군 숙소(베어스파크)에서 머물면서 “야구 잘 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은퇴하기를 원했으나” 세대 교체의 흐름 속에서 1군에 더이상 그의 자리는 없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간접적으로 내년 시즌 1군 전력 제외를 시사하는 등 그동안 은퇴 압박을 강하게 받아왔다. 통산 성적은 역대 우타자 최초로 2000안타를 달성하는 등 타율 0.301(6789타수 2046안타), 208홈런 1120타점. 개인 성적에서 통산 안타(2046개)와 2루타(323개), 그리고 타점(1120개)에서 두산 역대 선수들 중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홍성흔은 팬들에게 전하는 말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막연하게 꾸었던 프로야구 선수의 꿈이 이루어지던 첫날과 그리고 그 선수생활의 마지막 날에 같은 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어 나는 참 축복 받은 선수”라며 “베어스파크에서 합숙 하면서 땀 흘리는 젊은 후배들을 보고 그들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 일인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 ‘참 야구를 잘한 선수’라기 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 선수’, ‘열정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도 했다. 두산 관계자는 “홍성흔은 당분간 쉬면서 야구 연수 등을 알아볼 것 같다”고 전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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