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케이비오(KBO)리그 공식 개막전 한화와 두산의 경기에서 2만1000여명의 관중들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 케이비오(KBO)리그가 3월31일 개막했다. 공식 개막전인 한화-두산전(잠실)을 비롯해 케이티-에스케이(문학), 기아-삼성(대구), 엘지-넥센(고척), 롯데-엔씨(마산) 등 5경기가 펼쳐졌으며 총 6만7288명의 관중이 찼다. 2017 세계야구클래식(WBC) 조기 탈락과 경기 침체, 그리고 궂은 날씨와 맞물려 팬몰이는 기대 이하였다. 이대호(롯데)의 복귀 호재가 있던 마산구장만 만원관중(1만1000명)이 찼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 878만6428명 관중 동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쓴 잔 들이킨 ‘데뷔’ 감독들 김한수 삼성 감독, 장정석 넥센 감독, 트레이 힐먼 에스케이 감독은 이날 국내 리그 사령탑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셋 모두 쓰디쓴 신고식을 치렀다. 삼성은 기아 선발 헥터 노에시의 호투(7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실점)와 나지완의 홈런 시위(3타수2홈런 5타점)에 2-7로 졌다. 넥센 또한 헨리 소사(6⅓이닝 4피안타 1실점)와 이형종(4타수2안타1타점)이 활약한 엘지에 1-2로 패했다. 국내 두 번째 외국인 사령탑인 힐먼 감독 또한 3년 만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김진욱 감독이 이끄는 케이티에 2-3으로 무릎 꿇었다.
■ 니퍼트 vs 비야누에바 이날 선발은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2007년 8월20일(현지시각) 메이저리그에서 중간계투로 맞대결(애리조나-밀워키)을 벌인 적이 있는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한화)의 어깨 싸움이었다. 10년 만의 맞대결 결과는 니퍼트의 완승. 국내 리그 7년차 니퍼트는 8이닝 4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지난해 8월9일 잠실 기아전 이후 10연승을 내달렸다. 반면 수비수들이 도와주지 않은 비야누에바는 6이닝 1피안타 6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는 개막전 팀 최다 실책 신기록(4개)를 세우는 불명예와 함께 개막전 7연패를 이어갔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두산은 개막전 5연승.
■ ‘빅보이’의 화려한 귀환 일본, 미국을 거쳐 6년 만에 국내 리그로 복귀한 이대호는 마산 엔씨전 4회초 2사2루에서 중전안타를 터뜨리면서 복귀 안타를 쳐냈다. 2011년 10월5일 사직 한화전 이후 2004일 만의 안타로, 0-0의 균형을 깨는 적시타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를 제외한 롯데 타선은 7회까지 무기력했다. 엔씨 선발 제프 맨쉽의 구위(7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에 눌려 이대호만 2개의 안타를 쳐냈을 뿐이다. 맨쉽이 내려간 뒤 롯데는 엔씨 불펜진을 두들기며 3점을 뽑았고 이대호가 9회초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렸으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롯데는 5-6으로 패하며 작년 4월29일부터 이어온 엔씨전 연패를 끊지 못했다. 장장 15연패다. 이대호는 복귀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 시즌 1호 기록들은? 엘지 1번 타자 이형종이 시즌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형종은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넥센 선발 앤디 밴헤켄을 상대로 1회초 첫 타자로 나와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시범경기 홈런 1위(3개)였던 이형종은 2회말 호수비에 이어 3회초에는 우중월 솔로홈런까지 터뜨렸다. 2017시즌 1호 홈런은 나지완(KIA)의 몫이었다. 나지완은 8회 시즌 첫 만루홈런까지 쳐냈다.
올 시즌 첫 선을 보이는 판독센터를 통한 비디오판독 1호는 두산이 기록했다. 3회말 두산 박건우의 유격수 땅볼에 대한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센터에서는 세이프로 정정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프로야구 전적(3월31일)
LG 2-1 넥센(고척), kt 3-2 SK(문학), KIA 7-2 삼성(대구), 한화 0-3 두산(잠실), 롯데 5-6 NC(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