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과 임창용(41·KIA 타이거즈)은 1976년생 동갑내기다. 두 선수보다 나이 많은 프로야구 선수는 현역 최고령 최영필(43·KIA 타이거즈)과 조인성(42·한화 이글스)뿐이다.
한때 국내 프로야구를 호령하던 타자와 투수가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힘겨운 봄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뒤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목표지만 마음 같지 않다. 삼성은 구자욱-다린 러프-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짰지만 이승엽을 비롯한 중심타선의 부진이 못내 아쉽다. 3번 구자욱은 타율 0.200, 4번 다린 러프는 0.107, 5번 이승엽도 0.207(29타수 6안타)을 기록 중이다. 이승엽은 홈런(1개)과 타점(4개)에서는 그런대로 중심타자 몫을 해내고 있지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할을 친 것에 견주면 타율이 너무 낮다. 더욱이 득점권 타율은 0.200에 불과하다.
이승엽의 부진은 팀 성적이 좋지 않아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1승7패로 최하위에 처진 삼성은 지난주에만 5경기 중 4경기에서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영패를 당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그리 나쁘지 않지만, 팀 타율은 0.238로 하위권이다.
기아(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임창용. 연합뉴스
기아(KIA) 마무리 투수 임창용의 부진은 이승엽보다 더 심각하다. 세이브 기회를 날린 블론 세이브에서 같은 팀 셋업맨 한승혁과 함께 나란히 2개씩으로 공동 1위다. 임창용은 이번 시즌 4경기에 등판해 3이닝 동안 안타 8개와 볼넷 4개를 내줬다. 마무리 투수의 피안타율이 0.500에 이르고 이닝당 볼넷이 1개를 넘는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9.00. 빠르게 휘어져 들어가는 ‘뱀 직구’는 사라졌고, 제구가 들쭉날쭉 불안하다. 시련의 봄을 보내고 있는 두 노장이 팀의 ‘해결사’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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