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 왼쪽)가 17일 오전(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메이저리그 방문경기 2회 첫타석에서 3점 홈런을 터트린 후 카를로스 고메스(가운데) 등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시애틀/AP=연합뉴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와 이와쿠마 히사시(36·시애틀 매리너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타자와 투수이면서 소속팀이 나란히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4년째 만나고 있다. 이와쿠마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활약하다 2013년부터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고, 추신수는 신시내티 레즈에서 2014년 텍사스로 이적했다.
이와쿠마는 시애틀에서 지난 5년간 63승, 평균자책 3.37을 찍으며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고, 추신수는 텍사스에서 주로 ‘테이블 세터’를 맡고 있다.
17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시애틀과 텍사스의 경기. 추신수는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이와쿠마와 맞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와쿠마를 상대로 통산 17타수 4안타 2볼넷 3삼진 타율 0.235, 출루율 0.316를 기록중이었다. 하지만 결정적일 때 이와쿠마를 울린 기억이 더 많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에서 이와쿠마를 상대로 통쾌한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2015년 8월, 이와쿠마의 33타자 연속 노히트 기록을 깨기도 했다.
추신수가 다시한번 이와쿠마를 울렸다. 3점 홈런과 2루타로 5타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홈런은 지난해 7월6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286일 만에 터졌다.
0-1로 뒤진 2회초 첫 타석 1사 1, 2루에서 이와쿠마의 초구인 시속 117㎞ 커브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텍사스는 3-1로 역전했다.
4-1로 앞선 3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이와쿠마의 시속 135㎞ 스플리터를 밀어쳐 좌익수 왼쪽을 깊게 찌르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추신수에게 장타 2개로 5타점을 헌납한 이와쿠마는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바뀐 투수 좌완 제임스 파조스에게서 파울을 4차례 걷어냈지만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6-6으로 따라잡힌 8회초 네번째 타석에서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볼넷을 골라 나간 뒤 대주자 딜라이노 드실즈와 교체됐다.
추신수는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1득점 1볼넷 1삼진으로 맹활약하면서 시즌 타율을 0.229에서 0.263(38타수 10안타)으로 끌어올렸다.
8회초 추신수의 볼넷 출루를 시작으로 텍사스는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9회초 선두타자 노마 마자라가 우월 솔로홈런로 동점 균형을 깨고 7-6으로 앞섰다. 그러나 텍사스의 마무리 투수 샘 다이슨이 9회말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시즌 3호 블론세이브를 했다. 다이슨은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7-7 동점을 허용한 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넬슨 크루스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텍사스의 7-8 패배.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 왼쪽)가 17일 오전(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서 3회 2타점 2루타를 날린 뒤 타구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시애틀/AP=연합뉴스
추신수의 5타점 경기는 클리블랜드 시절이던 2010년 4월19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과 2010년 9월3일 시애틀전 이후 개인통산 세번째이자 6년 7개월만에 나온 기록이다. 개인 최다타점은 7타점으로 두차레 있었다. 역시 클리블랜드 시절이던 2009년 7월4일 오클랜드전에서 홈런 2개 포함 4안타 7타점 4득점을 기록했고, 2010년 9월18일 캔자스시티전에서도 홈런 3개 포함 4안타 7타점 3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2013년 말, 7년간 1억3000만달러 대형계약을 맺고 4년째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계약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가 이날 이름값을 해냈다.
특히 올 시즌 우익수 자리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거물급 2년차 신예 노마 마자라(22)에게 내주고 주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게다가 통산 좌투수 상대 타율이 0.245에 불과해 왼손 투수가 나오면 선발에서 제외되기 일쑤였다. 전날도 상대 선발이 좌완 제임스 팩스턴이 나오자 또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날 대활약으로 부활을 예고한 추신수는 18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 경기에서 우완 자렐 코튼을 상대로 다시한번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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