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전 SK전 첫 타석 안타로 대기록 달성
호세, 이치로, 윌리엄스 차례로 넘어선 신기록
‘세계 기록’ 대만 린즈성 109경기에 도전
호세, 이치로, 윌리엄스 차례로 넘어선 신기록
‘세계 기록’ 대만 린즈성 109경기에 도전
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케이비오(KBO)리그 한화와 에스케이(SK)의 프로야구 경기. 한화 김태균(35)의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지켜보던 메이저리그 출신 팀 동료 윌린 로사리오는 “놀랍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대기록 달성 장면을 직접 본다는 것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화 김태균이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마저 68년 만에 넘어섰다. 김태균은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2루에서 우익수 앞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85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이는 141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도달하지 못한 기록이다. ‘전설’ 윌리엄스는 1949년 7월1일부터 9월27일까지 84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바 있다. 김태균은 지난해 8월7일 대전 엔씨(NC)전부터 출루 행진을 시작해 10개월 만에 신기원을 개척했다. 그 누구도 1루는 훔칠 수 없다는 말처럼 오직 타격 재능과 선구안으로 만들어낸 기록이다.
전날 윌리엄스 기록과 타이를 이룬 84경기 연속 출루가 자칫 끊길 뻔하다가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극적인 안타로 이어졌다면 이날 새 기록은 첫 타석부터 쉽게 나왔다. 볼카운트 1-1에서 에스케이 선발 문승원의 3구째 131㎞ 몸쪽 높은 슬라이더에 타이밍이 늦었지만 정교한 타격 테크닉으로 오른쪽으로 밀어쳐 안타를 만들었다. 이글스파크 전광판에는 ‘한·미·일 프로야구 신기록’이라는 자막으로 기록을 축하했고, 김태균은 1루 쪽 관중석을 향해 목례로 답했다.
김태균은 전날까지 84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가는 동안 320타수 127안타(20홈런), 볼넷 53개, 몸에 맞는 공 3개로 타율 0.397, 출루율 483을 기록했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 이 기간 1위 기록이다. 윌리엄스는 84경기 동안 112안타(24홈런), 92볼넷을 기록했다. 선구안이 좋아 볼넷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반면 김태균은 이 기간 내야안타가 5개뿐일 정도로 느린 ‘발’을 ‘손’과 ‘눈’으로 대체했다.
김태균은 4월22일 펠릭스 호세(2006년 당시 롯데·63경기)의 국내 기록, 5월16일 스즈키 이치로(1994년 당시 오릭스·69경기)의 일본 기록에 이어 윌리엄스 기록에 다가서면서 언론이 주목하자 “제발 윌리엄스, 이치로와 같은 스타들과 비교하지 말아달라. 내가 생각해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리그의 수준 차이는 인정하지만 ‘숫자’는 정직하다.
호세와 이치로, 윌리엄스를 차례로 넘어선 김태균은 이제 린즈성이 대만프로야구에서 세운 ‘세계기록’ 109경기 연속 출루에 도전한다. 달성한다면 7월초쯤이다.
한편, 두산은 고척 방문경기에서 안타 16개와 볼넷 11개를 집중시키며 넥센을 15-5로 크게 물리치고 3위를 지켰다. 양의지는 만루홈런 포함 2안타 6타점으로 활약했고,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6회말 2사 후 고종욱의 좌전안타가 나올 때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갔다. 7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7승(3패)째를 거뒀다. 잠실 경기에서는 엔씨(NC)가 엘지(LG)를 4-1로 물리쳤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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