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전성기 때 구위를 되찾은 것일까? 1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 선발 등판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이렇게 답했다. “전성기 때는 평균구속이 148㎞였다. 그런데 지금은 최고구속이 148㎞다. 지난 두 경기에선 영리한 볼배합으로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이겼을 뿐이다.”
변화구 제구가 안되면 언제든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1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의 변화구에 잘 속지 않았다. 그의 주무기 체인지업은 21개 중 4개만이 헛스윙이었고 볼이 절반 가까운 9개나 됐다. 타자를 속이기엔 볼이 많이 빠졌다는 뜻이다. 게다가 상대 타자들은 끈질겼다. 6구 이상 승부가 8번에 이르며 류현진의 투구수를 크게 늘렸다. 올 시즌 가장 많은 108구를 던졌다.
2회초 무사 1, 3루의 위기를 실점없이 잘 넘겼지만 3회초 2사 후 호세 피렐라와 헌터 렌프로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커브와 체인지업이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5회부터 시작한 무실점이 17이닝에서 멈췄다.
투구수 70개가 넘어가자 직구의 위력이 더 떨어졌다. 4회 1사 2, 3루 위기에서 투수 율리스 차신에게 유리한 볼카운트(1-2)에서 우중간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147㎞ 직구였다. 5회 2사 후 윌 마이어스에게 얻어맞은 후반기 첫 홈런도 145㎞ 평범한 직구였다. 5이닝 7피안타 3실점에 평균자책은 3.53에서 3.63으로 약간 올랐다.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이면서도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답답한 다저스 타선도 원망스러웠다. 류현진은 평균 9이닝당 3.63의 득점 지원으로 다저스 선발투수 중 가장 낮다. 다저스 타선은 이날도 류현진이 내려간 뒤 6~8회 연속 득점으로 5점을 뽑아내며 6-3으로 역전승했다. 덕분에 류현진도 승패없이 시즌 4승6패를 유지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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