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 선수단. 엘지 트윈스 제공
‘XOO OOO XXX OX XO X’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지난달 28일부터 보름 동안 이어 온 ‘어색한 동행’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두 팀은 이 기간 동안 14경기를 치러서 똑같이 7승7패를 기록했다. 승패만 같은 게 아니다. 이길 때는 같이 이기고, 질 때는 같이 지는 똑같은 패턴이 이어졌다. 확률상 1만6384분의 1이다.
5연승을 한 기간도 똑같았고, 스윕승과 스윕패도 일치했다. 엘지가 롯데에게 3연전 싹쓸이 승리를 할 때 넥센도 에스케이(SK)를 상대로 승리를 싹쓸이했고, 엘지가 두산에 3연전 싹쓸이패를 당할 때 넥센도 롯데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12일 경기에선 마침내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듯했다. 먼저 경기를 마친 넥센은 한화에게 1-6으로 졌고, 엘지는 기아(KIA)에 8회초까지 10-6으로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지는 8회 2점을 내준 뒤 ‘기어이’ 9회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넥센과의 ‘어색한 동행’을 이어갔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 넥센 히어로즈 제공
이 기간 동안 두 팀은 0.5 경기 차이로 엘지가 4위, 넥센이 5위를 이어갔다. 엘지는 반 경기 차에서 쉽사리 도망가지 못했고, 넥센으로선 한 경기만 승패가 엇갈려도 4-5위 순위가 바뀔 수 있는데도 그게 안되니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런데 13일 저녁, 드디어 ‘어색한 동행’이 끝났다. 마침표는 선수들이 아닌 하늘이 찍었다. 광주 지역에 내린 비 때문에 엘지는 기아와의 경기가 우천 연기됐고, 넥센은 한화에게 9-1로 이겼다.
이제 두 팀의 승차는 사라졌다. 다만 승률 1리 차이로 엘지가 4위(54승1무49패, 0.524), 넥센이 5위(57승1무52패, 0.523)를 유지하고 있다.
두 팀이 각각 2경기와 3경기 차로 따라붙은 6위 롯데(54승2무53패, 0.505)와 7위 에스케이(55승1무56패, 0.495)를 따돌리고 5위까지 주어지는 ‘가을야구’에도 동행할 지 두 팀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