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고가 1일 저녁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 야국대회 결승전에서 충암고를 2-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제공
경기 분당 야탑고가 창단 20년 만에 고교야구 첫 정상에 올랐다.
야탑고는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전통의 명문 충암고에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최우수선수(MVP)에는 이번 대회 타율 0.478(23타수 11안타)에 8타점으로 활약한 야탑고 중견수 전성재가 선정됐다.
야탑고는 1회 충암고 선발 김동제를 공략해 2점을 선취한 뒤 이승관-안인산-신민혁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로 충암고의 추격을 1점으로 잘 막았다.
충암고 에이스 김재균은 1회 1사 후 등판해 7과 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삼진을 9개나 잡았지만 팀 배패로 웃을 수 없었다. 충암고는 안타 수에서 8-4로 앞섰고, 상대 실책 4개까지 얻어내는 등 숱한 기회를 잡았지만 병살타와 득점권에서 타선이 침묵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특히 1-2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 양우현이 내야땅볼을 치고 상대 악송구 때 3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아웃된 장면은 중계 화면상 세이프로 나타났다. 이영복 감독이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비디오 판독이 없는 고교야구에서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야탑고 선수들이 1일 저녁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봉황대기 전국고교 야국대회 결승전에서 충암고를 2-1로 누르고 창단 20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뒤 김성용 감독을 헹가레 치며 기뻐하고 있다. 한국일보 제공
1997년 창단 뒤 2004년 황금사자기와 2011년 대통령배, 2013년 청룡기 등 전국대회 준우승만 세차례 차지했던 야탑고는 3전4기 끝에 전국대회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반면 충암고는 이 대회에서 1977년, 1988년, 1995년, 2007년 등 4차례 정상에 오르며 이번에 우승했다면 북일고와 함께 이 대회 최다 우승(5회) 반열에 오를 수 있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28살에 야탑고 창단과 함께 지휘봉을 잡은 뒤 20년 만에 첫 정상에 오른 김성용 감독은 충암고 이영복 감독과 홍익대 88학번 동기로 친구와의 맞대결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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