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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고교야구 ‘축제’에 오점 남긴 적반하장 심판

등록 2017-09-02 16:43수정 2017-09-03 16:51

【김동훈 기자의 직선타구】
봉황대기 고교야구 결승 명승부에 먹칠
오심이 승패 결정적 영향…심판이 되레 흥분
오심의 순간. 충암고 양우현의 발이 3루 베이스에 이미 닿았으나 야탑고 3루수의 글러브는 아직 양우현의 몸에 태그하지 못하고 있다. IB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오심의 순간. 충암고 양우현의 발이 3루 베이스에 이미 닿았으나 야탑고 3루수의 글러브는 아직 양우현의 몸에 태그하지 못하고 있다. IB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고교야구가 한창 인기있던 1970~80년대 봉황대기 고교야구는 4대 메이저 대회로 불렸다. 그 중에서도 봉황대기는 지역 예선없이 모든 팀들이 참가하고, 1, 2회전만 먼저 대진 추첨을 한 뒤 32강 이후부터는 32강, 16강, 8강, 4강 팀이 결정되면 그때마다 대진 추첨을 진행해 흥미를 끌었다. 또 여름방학 때 대회가 열려 열기를 더했다. 1971년 창설돼 청룡기, 황금사자기, 대통령기보다는 후발주자였지만 봉황기는 ‘봉황대기’로 불릴만큼 4대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최고봉이었다. 특히 성준·류중일의 경북고와 김건우·박노준의 선린상고가 맞붙은 1981년 결승전은 드라마틱한 승부로 지금도 70~80세대에게는 ‘전설’로 남아 있다.

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 충암고와 야탑고의 결승전은 근래 보기드문 명승부였다. 야탑고 이승관과 충암고 김재균의 좌완 투수 대결은 어느 프로 경기 못지 않게 수준높았다. 야탑고는 이승관-안인산-신민혁이 이어던지며 어린 선수들답지 않게 숱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충암고 김재균도 1회 1사 후 등판해 7과 ⅔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삼진을 9개나 잡는 투혼을 보였다.

이 경기는 야탑고의 2-1 짜릿한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바로 강신우 3루심의 결정적인 오심과 그 이후에 보인 태도 탓이다. 충암고는 1-2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 양우현이 3루 땅볼을 치고 상대 악송구 때 3루까지 내달렸으나 태그아웃됐다. 그러나 경기를 중계한 아이비(IB)스포츠 중계 화면에는 명백한 세이프로 나타났다.(사진) 충암고 이영복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비디오 판독이 없는 고교야구에서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판도 사람이니 오심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다음 태도가 더 문제였다. 강신우 3루심은 이 감독과 언쟁을 벌였고, 김원재 1루심이 다가가 만류했지만 두 팔로 뿌리치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경기를 중계방송하던 구경백 위원이 “심판이 흥분하면 안된다. 강신우 3루심 이러면 안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정찬우 캐스터도 “방송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환기시켰다.

다른 각도에서 본 오심의 순간. 충암고 양우현의 발이 3루 베이스에 이미 닿았으나 야탑고 3루수의 글러브는 아직 양우현의 몸에 태그하지 못하고 있다. IB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다른 각도에서 본 오심의 순간. 충암고 양우현의 발이 3루 베이스에 이미 닿았으나 야탑고 3루수의 글러브는 아직 양우현의 몸에 태그하지 못하고 있다. IB스포츠 중계화면 갈무리
무사 3루라는 절호의 동점 기회를 날린 충암고는 다음 타자 김동호가 곧바로 중전안타를 쳤다. 충암고로선 땅을 칠 노릇이었다. 오심 하나가 이날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포털사이트 인터넷 중계방송 댓글에는 강 3루심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멀리서 봐도 명백한 오심인데 심판이 뭘 잘했다고 오히려 이성을 잃고 흥분하느냐”며 혀를 찼고, 또다른 누리꾼은 “3루심 오심 때문에 충암고 우승이 날아갔다. 어린 선수들 가슴에 평생의 한을 남겼다”고 꾸짖었다. 이밖에도 원색적인 용어로 강 3루심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충암고는 이 대회에서 1977년, 1988년, 1995년, 2007년 등 4차례 정상에 오른 야구 명문이다. 이번에 우승했다면 북일고와 함께 이 대회 최다 우승(5회)으로 봉황 역사가 바뀔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심판의 결정적 오심과 볼썽사나운 태도는 ‘축제’에 큰 오점이 됐다. 아울러 대한야구협회는 심판의 자질 향상이라는 그보다 더욱 큰 숙제를 안게 됐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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