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턴 커쇼(29·LA 다저스)가 개인 통산 첫 만루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2008년 데뷔 이후 10시즌, 290경기, 1923이닝 만에 내준 첫 만루홈런이다.
커쇼는 19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201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방문경기에서 6회말 에런 올테어한테 만루홈런을 맞았다. 커쇼는 5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6회 볼넷 2개와 빗맞은 안타 1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저스는 3-4로 역전패했다. 커쇼는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설 기회를 놓치며 시즌 4패(17승)째를 당했고, 평균자책점도 2.12에서 2.26으로 치솟았다.
커쇼가 이날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2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커쇼는 앞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콜로라도 로키스전 선발 등판만을 남겨둬 이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올 시즌을 19승(4패)으로 마친다. 2011년(21승), 2014년(21승)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20승 달성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커쇼와 함께 17승으로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선두 그룹을 이룬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데이비스(밀워키 브루어스)는 앞으로 예정된 선발 등판이 2번 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시즌은 1981년, 1994년, 1995년, 2006년, 2009년 등 5차례뿐이었다. 이 가운데 1981년, 1994년, 1995년은 메이저리그 파업으로 시즌이 파행적으로 운영된 영향이 컸다. 시즌을 온전히 치르고도 20승 투수가 나오지 못한 시즌은 2006년과 2009년 뿐이다.
한편 1965년부터 20년간 볼티모어에서 활약하며 통산 268승을 거둔 우완 투수 짐 파머(72)는 현역 시절 3948이닝을 던지는 동안 303개의 홈런을 허용했지만 만루홈런은 하나도 맞지 않은 바 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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