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가 올 시즌이 끝난 뒤 계약이 만료되는 양상문(56) 감독 후임으로 류중일(54) 전 삼성 감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감독은 엘지 단장에 오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은 3일 “엘지가 류중일 전 삼성 감독과 감독 계약에 합의했다. 오는 5일 정식 발표될 예정이며 김현욱 코치도 류 감독과 함께 엘지 유니폼을 입는다”고 전했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엘지와 계약기간이 끝난다.
류중일 감독은 경북고 재학중이던 1981년, 잠실구장 개장 기념으로 열린 고교야구 4강 초청대회에서 잠실구장 1호 홈런을 쏘아올린 주인공이다. 1987년 삼성에 입단한 류중일 감독은 주전 유격수롤 탄탄한 수비력과 쏠쏠한 방망이 실력을 보여주며 삼성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다.
삼성 코치로 2002년과 2005년, 2006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봤고, 2011년 선동열 감독 후임으로 사령탑에 오른 뒤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며 ‘삼성 왕조’를 일궜다. 2015년에도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5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쓴잔을 마셨고,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정규 시즌 9위에 그친 뒤 지휘봉을 내려놨다. 류 감독은 삼성 사령탑 재임 시절 666경기 만에 400승을 달성해 역대 최소경기 400승 기록도 가지고 있다. 올해는 삼성 구단 기술 자문으로 일했다.
이에 대해 엘지 구단은 “류중일 감독과 (구단이) 만난 건 맞다. 그렇지만 최종 확정은 아니다. 정규시즌이 끝난 뒤 (새 감독 선임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2014년 시즌 도중인 5월 엘지 감독으로 취임한 뒤 팀을 성공적으로 수습해 포스트시즌까지 이끌었다. 2015년에는 9위로 내려앉았지만, 지난해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시즌에는 선발투수진을 보강해 한때 선두까지 넘봤지만, 후반기 성적 추락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팀 평균자책점 1위를 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경우는 올 시즌 엘지가 처음이다.
엘지 구단은 양 감독의 ‘단장 취임설’에 대해 “아직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감독 거취에 대해 거론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엘지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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