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가운데)이 13일 프로야구 케이티(kt) 위즈(wiz)와 입단 계약을 맺은 뒤 유태열 사장(왼쪽), 임종택 단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케이티 위즈 제공
“삼고초려 끝에 계약했다.”
임종택 케이티(kt) 위즈(wiz) 단장은 13일 오전 구단 사무실에서 자유계약선수(FA) 황재균(30) 영입을 발표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황재균과 3번 만났다”며 “그에게 ‘수원과 경기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선수가 돼 달라’고 호소했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이날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44억원, 연봉 11억원 등 총 88억원에 케이티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케이티는 중심타선과 3루수를 동시에 보강했다. 사실 케이티는 황재균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던 지난해에도 그의 영입에 적극 나섰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올 것이 유력진 황재균에게 1년 전보다 더 지극한 정성을 쏟았고 이날 결실을 맺었다. 수원구장이 타자친화적인 점, 당장 성적에 구애받지 않은 신생팀인 점, 그리고 황재균이 프로에 데뷔한 연고지(수원)인 점 등이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황재균은 경기고를 졸업하던 2006년 2차 3라운드로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 전신)에 입단한 뒤 2010년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2016년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97득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154, 홈런 1개, 5타점의 저조한 기록을 남기고 국내로 돌아왔다. 황재균은 “프로에 데뷔한 수원에서 다시 뛰게 되니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황재균의 진로가 결정되면서 올해 케이비오(KBO)리그 대어급 자유계약선수(FA)인 손아섭(29·롯데)과 민병헌(30·두산 베어스), 국내 복귀 가능성이 높은 김현수(29·필라델피아 필리스) 등 3명의 행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로선 2년 연속 하위권으로 처진 삼성 라이온즈와 류중일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재도약을 꿈꾸는 엘지(LG) 트윈스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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