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유에스에이 투데이 스포츠(USA TODAY Sports) 연합뉴스
삼진, 삼진, 또 삼진.
이번엔 괴력투였다. 일본 출신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 오타니 쇼헤이(24·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홈런포에 이어 이번엔 마운드에서 괴력투를 선보였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과 일본 열도는 투타에서 맹활약 중인 오타니 열풍에 휩싸였다.
오타니는 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두번째 승리를 따냈다. 아웃카운트 21개 중 12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지난 2일 오클랜드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오타니는 그 후 지명타자로 나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하루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이날 7회초 1사 후 마커스 세미엔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기 전까지 19타자를 상대로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일 첫 선발 등판 경기까지 포함하면 27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다. 오타니의 퍼펙트 행진이 깨지자 4만4742명의 관중은 기립박수로 격려와 환호를 보냈다.
오타니는 타자로서 에인절스 팀 내 홈런 1위(3개), 타율 1위(0.389), OPS(출루율+장타율) 1위(1.310)에 올랐고, 투수로는 2경기에서 13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2.08)하며 2승을 따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개막 10경기에서 2승과 3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1919년 워싱턴 세너터스의 짐 쇼 이후 99년 만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인 ‘데드스핀닷컴’은 “오타니가 지구인이 아닌 것이 확연해졌다”고 했고, 야후스포츠는 “오타니가 첫 홈 선발등판에서 홈 팬들의 넋을 빼놓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은 오타니의 이름이 점령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베이브 루스를 넘어섰다”고 흥분했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2013년 데뷔해 시속 160㎞의 빠른 공과 시속 145㎞의 포크볼을 주무기로 2016년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프로 2년차이던 2014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리(11승)와 홈런(10개)을 함께 달성했고, 투수로는 15승(2015년), 타자로는 22홈런(2016년)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부진했지만 그해 말 메이저리그 포스팅시스템(비공개입찰제도)을 통해 에인절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오타니 열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상대팀의 철저한 분석을 통한 견제와 투타 겸업에 따른 체력 문제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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