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kt)의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33)가 눈부신 역투를 펼치며 팀을 3연패 위기에서 구해냈다. 데스파이네는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기아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4피안타, 7삼진, 무실점 쾌투를 선보이면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승째.
데스파이네는 1회초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기아의 1번 타자 박찬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곧이어 도루까지 허용했다. 후속 타자 터커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등 2사 1·2루 상황까지 몰렸으나 4번 최형우를 삼진으로, 5번 나지완을 땅볼 아웃시키며 한숨을 돌렸다.
케이티는 1회말 김민현의 3루타와 조용호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선취점을 얻어내 데스파이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를 넘기자 데스파이네의 구위는 본격적으로 살아났다. 150㎞ 넘나드는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에 기아 타자들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케이티는 3-0으로 앞서 나가던 7회말 아웃 타이밍 상황에서 몸을 비틀며 홈플레이트를 파고든 배정대의 재치만점 주루플레이로 1점을 달아난 것이 기아의 추격 의지를 꺾는 원동력이 됐다.
7번 타자 배정대는 3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데스파이네를 지원했다. 배정대는 지난 14일 창원 엔씨(NC) 전부터 12경기 연속 안타를 쳐내 물 오른 타격 감각을 이어 나갔다.
데스파이네에 이어 등판한 마무리 김재윤은 5-0으로 앞선 9회 초에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승리를 굳혔다.
한편, 기아의 선발 임기영은 5이닝 동안 3실점 하며 마운드를 내려와 기아의 8연속 선발투수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달성에 실패했다. 기아는 지난 19일 이민우(6이닝 2실점)부터 26일 드루 가뇽(7이닝 무실점)까지 7경기 연속 선발투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바 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