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각)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10회 끝내기 안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버펄로/AFP 연합뉴스
류현진(33)의 특급 피칭은 수치에서 드러난다.
류현진은 시즌 네 번째 출장에서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앞서 세 차례 경기에서는 5이닝이 가장 길었다. 평균자책점은 5.14에서 4.05로 떨어졌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 때의 기량으로 수렴하고 있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토론토 역대 최고 연봉 선수(4년 8천만달러)로서의 자존감 회복이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토론토의 1선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팀 내 평가와 입지도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직구와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을 원하는 곳에 던지는 제구력을 선보였다. 경기 전 계획을 세워 들어가는데, 상대가 체인지업을 주로 노리자 빠른 판단으로 하이 패스트볼을 구사해 되받아친 것은 류현진의 순발력이다.
볼넷을 내준 것은 흠이다. 류현진은 올해 네 번의 등판에서 각각 3개, 1개, 3개, 2개의 볼넷을 내줬다. 지난해 9이닝당 1.18개의 볼넷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기록이 좋았던 것과 비교하면 많다.
하지만 문제 될 것은 아니다. 김정준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볼넷을 주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볼넷을 주고 있지만, 점차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로 들어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는 코로나19로 캐나다 안방을 쓸 수 없는 토론토가 임시로 사용하는 홈구장이다. 트리플A 버펄로 바이슨스의 구장으로, 일부 시설을 확충해 메이저 경기를 처음 개최했다. 초반 부진을 털고 완벽투를 선보인 류현진이나 안방 개막전에서 이긴 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됐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