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등 케이티 위즈 선수들이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연장 끝에 3-4으로 패한 뒤 더그아웃 앞에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쩌다 이리 꼬였을까. 플레이오프 직행이 걸린 2020 케이비오(KBO)리그 2위 싸움이 끝날 줄 모른다.
엘지(LG) 트윈스, 케이티(kt) 위즈가 28일 경기에서 각각 한화 이글스, 기아(KIA) 타이거즈에 덜미가 잡히면서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에도 2위 희망을 안겼다. 최종전에서 2~4위가 결정됐던 2013년 판박이가 될 가능성이 짙다.
일단 확률상 유리한 팀은 케이티다. 케이티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면 다른 팀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2위에 오른다. 하지만 1승1패를 하고 엘지, 키움이 남은 1경기에서 승리하면 4위까지도 미끄러질 수 있다. 케이티와 키움은 승률이 같게 되면 다득점에서 앞서는 키움이 더 높은 순위가 된다. 만약 케이티가 2패를 하고 두산이 2승을 하면 케이티는 5위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 두산이 30일 시즌 최종전을 키움과 치르기 때문에 설령 키움이 진다해도 다득점을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엘지는 무조건 남은 에스케이(SK) 와이번스전을 이기고 같은 날 치러지는 경쟁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일단은 전날 비수를 꽂은 한화가 29일 케이티도 잡아주길 기도해야 할 판이다. 엘지는 2013년 정규리그 마지막 날 순위 경쟁 최후의 승리자(2위)가 됐던 터라 ‘어게인(AGAIN) 2013’를 외쳐볼 만하다.
두산과 키움은 외나무다리에서 서로에게 칼을 겨눈다. 두산은 일단 29일 기아전을 치른다. 상황에 따라 하루 휴식 뒤 곧바로 와일드카드(WC) 결정전(1일)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29일 경기 결과에 따라 두산은 30일 키움전을 대비할 전망이다. 29일 경기에서 패하면 2, 3위는 물건너 가기에 굳이 30일 경기에 힘을 뺄 이유가 없다. 두산은 잔여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케이티, 엘지가 남은 경기에서 전패를 해야만 2위가 가능하다. 실낱 같지만 그래도 희망은 남아 있는 셈이다.
정규시즌 142~143경기를 치르는 동안 중 그저 흘려버린 ‘1승’에 불과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 ‘1승’이 지금 각 팀들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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