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모든 선수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 애런 알테어(빨간 동그라미)만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2020 케이비오(KBO)리그 한국시리즈가 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차전(17일)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애런 알테어(NC 다이노스)의 마스크 미착용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알테어는 이날 경기 뒤 시상식과 인터뷰에 불참했다. “마스크를 안 쓰면 인터뷰를 할 수 있으나 마스크를 쓰면 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엔씨 구단 쪽은 “알테어가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면 호흡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두 달 전부터 구단에 이런 뜻을 밝혀왔다”고 해명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상 마스크 미착용 시에는 공식 석상에 설 수 없기 때문에 시상식과 인터뷰는 무성한 말만 남긴 채 취소됐다.
논란이 더 확대된 것은 알테어가 경기 전후에도 마스크를 안 썼다는 게 포착됐기 때문. 알테어는 식전 행사 때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도열했을 때 ‘나홀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도 마스크를 하지 않았다. 야구위(KBO)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더그아웃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한다. 선발라인업에 든 선수들의 경우 타격이나 주루 이후 잠깐의 마스크 미착용은 허용하지만 장시간 더그아웃에 머물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
엔씨 구단 쪽은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자 18일 2차전이 열리기 전 “알테어에게 방역지침을 다시 한 번 설명해줬고 본인이 심각한 상황을 인지했다”면서 “본인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러한 상황이 일어난 것에 미안함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테어는 대한민국 정부와 야구위와 방역수칙을 존중하며 앞으로 방역지침을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더그아웃에 있을 때나 사진 촬영이 필요할 때 마스크를 잘 착용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엔씨는 1차전에서 창단 처음 한국시리즈 승리를 맛봤다.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이뤄낸 결과였다. 하지만 한 선수의 돌발 행동이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동욱 엔씨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알테어 논란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래저래 신경이 안 쓰일 수 없게 됐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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