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선수들 2월 스프링캠프 훈련 모습. 한화 이글스 제공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젊어졌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국이 지난주 발표한 각 구단 선수단 현황(신인, 외국인 제외 531명)을 보면, 한화 이글스(62명) 평균 나이는 25.8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6살 이하다. 자유경쟁 체제에서 해마다 ‘젊은 피’가 나오는 키움 히어로즈(26.6살)와 비교해도 0.8살이나 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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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2020시즌 한화는 리그 최고령 팀’(평균 28.5살)이었다. 작년뿐만이 아니다. 팀 성적을 내기 위해 공격적으로 자유계약(FA) 선수를 영입하고 젊은 선수를 내주면서 팀 노쇠화가 뚜렷했다. 2016년, 2017년에는 평균연령이 29.4살에 이르렀다. 한국나이로 치면 30대 이상 선수가 많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민철 단장이 팀 체질 개선을 위해 리빌딩에 나서면서 색깔이 확 달라졌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이 은퇴했고, 팀 주장이던 이용규는 계약 해지됐다. 더불어 윤규진, 송광민, 안영명, 김회성, 최진행 등 35살 이상 노장 선수들을 은퇴 및 방출 형식으로 팀에서 내보냈다. 팀 평균 나이가 1년 만에 2.7살이나 어려진 이유다.
평균 나이 25.8살은 2006시즌 리그 전체 평균나이(25.7살)와 비슷한 수치다. KBO리그는 2007년 이후 평균나이가 26살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2000년 자유계약(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은퇴 시기가 점점 늦춰지면서 자연스럽게 리그 평균 나이도 점차 증가해왔다. 이전에는 35살 안팎이 되면 유니폼을 벗었으나 지금은 40살까지 선수 생활을 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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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공식기록이 남아 있는 1996년 이후 2009년(27.6살), 2010년(27.5살)에 평균나이가 가장 높았는데 이때는 이종범, 양준혁. 박종호, 구대성, 김재현 등 기라성 같은 베테랑이 뛰던 때였다. 이들의 은퇴 시기가 몰리면서 리그 평균나이는 다소 떨어졌다가 9구단(NC 다이노스), 10구단(kt 위즈)의 출현으로 선수 수급 문제로 다시 높아졌다. 선수층이 얕은 리그 특성상 올해는 한화를 비롯해 박용택·정근우가 은퇴한 엘지(LG), 오재일·최주환이 이적한 두산, 양현종이 빠진 기아 등의 평균나이가 줄었다. 창단 9년 만에 우승한 엔씨는 평균나이가 0.8살 늘었다. 현재 리그에서 가장 나이 든 구단은 에스에스지(SSG·27.7살)다. 39살의 추신수 영입으로 구단 평균나이가 0.2살 늘어난 결과다. 추신수의 국내 복귀가 없었다면 케이티(27.6살)가 최고령 구단이었다.
한편 올해 10개 구단 평균나이는 27.1살로 2013년(27살) 이후 가장 젊다. 코로나19 여파로 구단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고액연봉의 고연차 선수들을 정리하는 구단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2017년 이후로 계속 젊어지는 추세에 있다. 코로나19 상황과 별개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유권을 풀지 않던 고연차 1.5군급 선수들을 과감히 정리해가는 기조가 몇년 째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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