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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골프

최경주, 아름다운 나눔 ‘홀인원’

등록 2006-04-26 18:30

시각장애 마라토너 대회출전 후원키로
“장미꽃도 있고, 근데 이건 무슨 꽃봉오리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최경주(36·나이키골프)에게서 받은 꽃다발을 바라보는 김예진(27)씨의 얼굴이 꽃보다 더 싱그럽다. 그는 꽃을 향기로, 손으로 느끼는 시각장애인이다. 둘의 만남은 26일 귀국한 최경주가 이날 SC제일은행과 광고계약을 맺는 자리에 시각장애인마라톤클럽 회원을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최경주는 5월4일부터 4일간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 투어 SK텔레콤오픈(우승 상금1억2000만원)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했다. 최경주는 이날 행사에서 나이로비(케냐), 싱가포르, 뭄바이(인도), 홍콩 등 4개국을 도는 마라톤대회 ‘지상 최대의 레이스’에 출전하는 시각장애 마라토너들에게 체재비와 항공료의 전액후원을 약속했다. ‘지상 최대의 레이스’는 산소가 적고, 덥고, 습하고, 복잡한 곳을 뛰는 마라톤대회다.

김예진씨는 2살 때 열병을 앓아 수술을 받은 뒤 눈에 칠흑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는 “어렸을 때는 물건이 땅에 떨어졌지만 찾지 못할 때, 좀 커서는 책을 읽지 못할 때, 더 커서는 화장하고 마음대로 쇼핑하지 못할 때 힘들기도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2년 전부터 혼자 자취를 시작한 그는 운동을 결심했다. 몇 곳을 거부당하기도 한 끝에 헬스장에서 어렵게 런닝머신 위를 달리던 그는 두달 전 마라톤클럽에 문을 두드렸다. 이제 10km 정도를 뛴 초보이지만 그는 내년 말 한국여성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지상 최대의 레이스’참가를 꿈꾸고 있다. 그는 “뛸 때 상쾌하고 고민도 잊게 된다”며 “내년이면 12살이 돼 은퇴견이 되는 안내견 ‘세미’(세상에서 아름다운 개)의 나이가 많아 함께 달리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28일 ‘부스러기사랑나눔회’에도 1억원을 전달할 최경주. 그는 “작은 힘이 받는 사람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시각장애인들이) 의지를 갖고 뛸 때 난 골프로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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