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코다 다우드가 엘피지에이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 1라운드 1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리유니온/AP 연합
암투병 어머니 소원 듣고 주최쪽 LPGA 출전 허락
컷 통과 자신할 수 없어도 감동만은 ‘홀인원’급
컷 통과 자신할 수 없어도 감동만은 ‘홀인원’급
1번홀 티샷을 마친 13살 소녀는 곁에서 지켜보던 엄마의 품에 안겨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죽기 전에 딸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것을 보고 싶다”던 엄마도 딸을 껴안으며 눈물을 떨어뜨렸다.
미국의 13살 여자골퍼 다코다 다우드. 아마추어 주니어무대를 휘젓고 있는 다코다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유니온리조트골프장(파72·6531야드)에서 개막된 엘피지에이 투어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 1라운드에 출전했다.
그가 생애 첫 엘피지에이 투어에 나서게 된 것은 암으로 생명이 꺼져가고 있는 어머니의 소원 때문이다. “딸이 엘피지에이 무대에 오른 것을 보고싶다”는 어머니 켈리 조다우드의 사연이 지역신문을 통해 알려진 뒤, 대회조직위원회 쪽이 다코다의 출전을 허락한 것이다. 다코다의 어머니 켈리는 4년 전부터 유방암을 앓아왔으며, 최근 암세포가 골수와 간으로 퍼져 1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았다.
다코다는 이날 역시 암으로 모친을 잃은 트레이시 헨슨 등과 함께 동반라운딩을 펼쳤다. 엄마 켈리는 전동카드를 타고 홀을 돌며 자랑스러운 딸의 모습을 지켜봤다. 다코다는 1번홀에서 버디를 잡기도 했지만 이후 3개의 보기를 범해 2오버파 74타를 쳐 컷 통과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엄마에게 성적은 중요치 않았다. 엄마 켈리는 “이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더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마이크는 “집을 나서면서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봤다”며 아내의 쾌유를 희망했다.
엘피지에이 투어 사상 최연소 출전자는 1967년 10살 때 대회에 나온 베벌리 클래스이다.
한편, 이날 김미현(29·KTF)이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6위에 올랐을 뿐, 상위권에 한국 선수 이름은 없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다코다 다우드가 엘피지에이 진클럽스 앤드 리조트오픈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한 뒤 자신의 어머니인 켈리 조(오른쪽)와 껴안은 채 감격해하고 있다. 리유니온/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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