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PGA 84럼버클래식 1R 최하위권
미 언론, 성대결 집착 비판 목소리 커져
미 언론, 성대결 집착 비판 목소리 커져
인내하는데도 한계는 있다?
미국 언론이 미셸 위(17·나이키골프)에게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미국의 권위있는 골프잡지 <골프 다이제스트>는 최근 미셸 위를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19·러시아)와 비교하는 기고문에서 “미셸 위가 헤매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에스오픈 등 여자무대에서 당당히 우승컵을 안아든 샤라포바와 비교할 때, 여자무대 우승 없이 성대결 무대에 집착하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위기는 15일(한국시각) 시작된 미국프로골프(PGA) 84럼버클래식 첫날 가속화했다. 남자선수들에 밀려 전체 137명 가운데 5오버파 77타로(공동 125위) 최하위권에 처졌기 때문이다. 미셸 위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2라운드 70위까지 끊게 될 컷(이븐파 144타 예상)을 통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자칫 지난 주 열린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오메가마스터스 꼴찌(1~2라운드 합계 15오버파 157타)에 이어 2주 연속 최하위권을 걱정해야 한다.
장타력과 천재성, 잠재력을 안은 미셸 위의 성대결 무대 도전은 2003년 본격화했다. 많은 골프팬들은 미셸 위의 남자무대 도전 행보를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 보았다. 미셸 위는 84럼버클래식 직전까지 10번의 성대결 도전에서 한번(에스케이 텔레콤오픈·5월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컷을 통과했다. 아시아무대였지만, 1945년 미국의 만능 스포츠 스타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의 피지에이 투산오픈 컷 통과 이후 61년만이다.
그러나 세계골프의 본무대인 피지에이 무대 성대결 도전에서는 그동안 5차례 모두 탈락했다. 84럼버클래식 첫날에도 힘에 부쳐보였다. 피지에이 대회에서 세번째로 긴 7516야드의 코스, 비에 젖은 페어웨이, 심리적 중압감에 비틀거렸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13·14·15번홀(이상 파4) 줄 보기로 초반부터 무너졌고, 1번·9번홀(이상 파4) 보기로 라운드를 마쳤다. 버디는 단 하나도 없었다.
미셸 위는 평소 “남자대회에 가면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성대결 무대에 도전하는 데는 나이키, 소니 등 후원사의 요구가 깊이 관련돼 있다. 최근 오메가마스터스 대회에도 자신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시계제조업체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당연히 대회 출전을 강행하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등 무리수가 나오게 된다. 남자의 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미셸 위의 이날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259.3야드)로는 훨씬 먼 거리를 내는 대부분의 남자 선수들을 따라갈 수 없었다. 그린 적중률은 61%에 불과했고, 퍼팅수도 많았다.
미셸 위는 이날 경기 뒤 “잘한 퍼팅도 많았는데 하필이면 스파이크 자국을 지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특유의 변명을 늘어 놓았다. 외신기자들은 ‘실력이 아닌 주변 여건이 문제’라는 식의 말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시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 다이제스트가 “샤라포바에게 배우라”고 말한 것처럼, 미셸 위한테는 기대감보다는 질책의 시선이 더 압도적인 상황이 됐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