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주가 4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제 남은 것은 메이저대회 우승 뿐이다"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또 한번 세계 골프에 뚜력한 족적을 남기며 꿈처럼 보이던 '한국인 첫 메이저대회 제패' 가능성을 환하게 밝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를 제패는 최경주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우승.
우선 이 대회가 지금까지 최경주가 앞서 우승을 차지했던 4개 대회에 비해 출전 선수 명단이 초호화판이라는 점이다.
최경주가 첫 우승을 신고했던 컴팩클래식과 탬파베이클래식(이상 2002년), 크라이슬러클래식(2005년), 크라이슬러챔피언십(2006년) 등 4개 대회는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최정상급 선수들이 쉬어 가는 대회였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어니 엘스(남아공)나 비제이 싱(피지), 필 미켈슨(미국) 등이 출전한 가운데 차지한 우승이었지만 이번 대회처럼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가 빠짐없이 나선 대회 우승은 없었다.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살아 있는 전설' 잭 니클러스가 고향에 정성껏 지은 골프장에서 직접 주최하는 대회라는 점 때문에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를 모두 불러모아 치르는 특급 대회이다. '골프황제' 우즈는 물론 최정상급 선수가 총출동한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최경주가 똑같은 출전 선수 명단을 꾸려 치르는 메이저대회에서 얼마든지 정상 정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두번째 의미는 최경주가 처음으로 역전 우승을 거뒀다는 사실이다. 앞서 우승한 4개 대회에서 최경주는 1타차 선두(컴팩클래식), 5타차 선두(탬파베이클래식), 1타차 선두(크라이슬러클래식), 그리고 공동선두(크라이슬러챔피언십) 등 모두 리드를 잡은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섰다. 한번 선두를 꿰차면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뒷심도 대단했지만 뒤져 있던 경기를 뒤집는 몰아치기가 없었던 아쉬움을 이번 대회에서 날려 버린 것이다. 더구나 최종 라운드 5타차 역전 우승은 찰리 호프만(미국)이 90홀 대회인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거둔 5타차 역전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 올해 PGA 투어에서 최다 타수차 역전 우승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최경주는 2년전 아쉽게 놓쳤던 대륙 대항전 프레지전트컵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프레지던트컵은 미국, 그리고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 연합팀이 겨루는 대회로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 못지 않은 권위를 자랑하는 스타워즈.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 최경주는 2005년 랭킹 포인트가 모자라 아깝게 출전 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으나 이번 우승으로 2003년에 이어 두번째 출전이 확실시된다. 이와 함께 시즌 상금을 216만3천629달러까지 불린 최경주는 2002년, 2004년, 그리고 작년에 이어 통산 네번째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200만달러 돌파가 시즌 막판에 이뤄졌던 데 비해 이번에는 시즌 중반에 달성하면서 '특A급 선수'의 상징인 300만달러 돌파 가능성도 활짝 열어젖혔다. 또 최경주는 메이저대회 우승과 함께 두가지 소원으로 꼽았던 세계랭킹 10위 이내 진입도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최경주의 성과는 그동안 꾸준히 밀어붙인 스윙 교정의 효과가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망은 더욱 밝다. 최경주는 그동안 시즌 중이든 비시즌이든 가리지 않고 결점이 나타나면 과감하게 뜯어고치는 모험을 피하지 않았다. 올해 초반 최경주는 "러프가 갈수록 길어지고 함정이 많아지는 코스 여건에서 살아나려면 드라이브샷 정확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면서 롱게임 정확도 향상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때문에 초반에 종종 주춤거리기도 했지만 효과는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최경주는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281.8야드로 출전 선수 가운데 중간인 57위였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무려 83.9%에 이르러 2위에 올랐다. 최경주는 "아무리 멀리 때려도 러프나 벙커에서는 버디를 노릴 수 없다"면서 "볼이 늘 페어웨이에 있으니 그린 공략이 아주 쉽고 편했다"고 말했다. 안정된 티샷 덕에 그린 적중률도 70.8%로 올라갔고 퍼팅 감각이 따라주자 버디 파티를 벌일 수 있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최경주가 앞으로 한국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 소식을 전해올 지 골프팬들은 설렌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메모리얼 토너먼트는 '살아 있는 전설' 잭 니클러스가 고향에 정성껏 지은 골프장에서 직접 주최하는 대회라는 점 때문에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를 모두 불러모아 치르는 특급 대회이다. '골프황제' 우즈는 물론 최정상급 선수가 총출동한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은 최경주가 똑같은 출전 선수 명단을 꾸려 치르는 메이저대회에서 얼마든지 정상 정복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두번째 의미는 최경주가 처음으로 역전 우승을 거뒀다는 사실이다. 앞서 우승한 4개 대회에서 최경주는 1타차 선두(컴팩클래식), 5타차 선두(탬파베이클래식), 1타차 선두(크라이슬러클래식), 그리고 공동선두(크라이슬러챔피언십) 등 모두 리드를 잡은 채 최종 라운드에서 나섰다. 한번 선두를 꿰차면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뒷심도 대단했지만 뒤져 있던 경기를 뒤집는 몰아치기가 없었던 아쉬움을 이번 대회에서 날려 버린 것이다. 더구나 최종 라운드 5타차 역전 우승은 찰리 호프만(미국)이 90홀 대회인 봅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에서 거둔 5타차 역전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 올해 PGA 투어에서 최다 타수차 역전 우승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최경주는 2년전 아쉽게 놓쳤던 대륙 대항전 프레지전트컵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프레지던트컵은 미국, 그리고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대륙 연합팀이 겨루는 대회로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 못지 않은 권위를 자랑하는 스타워즈.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 최경주는 2005년 랭킹 포인트가 모자라 아깝게 출전 선수 명단에 들지 못했으나 이번 우승으로 2003년에 이어 두번째 출전이 확실시된다. 이와 함께 시즌 상금을 216만3천629달러까지 불린 최경주는 2002년, 2004년, 그리고 작년에 이어 통산 네번째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했다. 지금까지 200만달러 돌파가 시즌 막판에 이뤄졌던 데 비해 이번에는 시즌 중반에 달성하면서 '특A급 선수'의 상징인 300만달러 돌파 가능성도 활짝 열어젖혔다. 또 최경주는 메이저대회 우승과 함께 두가지 소원으로 꼽았던 세계랭킹 10위 이내 진입도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런 최경주의 성과는 그동안 꾸준히 밀어붙인 스윙 교정의 효과가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망은 더욱 밝다. 최경주는 그동안 시즌 중이든 비시즌이든 가리지 않고 결점이 나타나면 과감하게 뜯어고치는 모험을 피하지 않았다. 올해 초반 최경주는 "러프가 갈수록 길어지고 함정이 많아지는 코스 여건에서 살아나려면 드라이브샷 정확도를 끌어 올려야 한다"면서 롱게임 정확도 향상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때문에 초반에 종종 주춤거리기도 했지만 효과는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최경주는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281.8야드로 출전 선수 가운데 중간인 57위였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무려 83.9%에 이르러 2위에 올랐다. 최경주는 "아무리 멀리 때려도 러프나 벙커에서는 버디를 노릴 수 없다"면서 "볼이 늘 페어웨이에 있으니 그린 공략이 아주 쉽고 편했다"고 말했다. 안정된 티샷 덕에 그린 적중률도 70.8%로 올라갔고 퍼팅 감각이 따라주자 버디 파티를 벌일 수 있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최경주가 앞으로 한국인 첫 메이저대회 우승 소식을 전해올 지 골프팬들은 설렌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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