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세번째 ‘메이저 퀸’ 김주연 부활 선언

200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대회 가운데 가장 우승 상금이 많은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을 제패한 '메이저 퀸' 김주연(26)이 메이저대회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주연은 8일(한국시간) 메릴랜드주 하브드그레이스의 불록골프장(파72.6천59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세리(30.CJ), 박지은(28.나이키골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경험한 김주연은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2년이 넘도록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허덕이고 있는 선수.

작년 컷오프가 10차례에 이르렀고 상금도 고작 6만5천 달러에 그쳐 108위에 머물렀던 그는 올해도 8개 대회에서 딱 절반인 4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는 등 'US여자오픈 챔피언'의 위용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4월 긴오픈에서 공동 6위에 오르며 US여자오픈 우승이후 2년여 만에 '톱 10'에 든 김주연은 모처럼 메이저 챔피언다운 샷을 뿜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페어웨이 안착률 78.6%, 그린 적중률 77.8%, 그리고 퍼팅 수 28개 등 준수한 기록으로 버디 6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냈다.

김주연은 "지난해 세리 언니가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이 대회에서 잡았듯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교포 안젤라 박(19)도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김주연과 함께 공동선두를 달렸다. 필즈오픈과 긴 트리뷰트에 이어 벌써 세 번째 1라운드에서 선두를 꿰찬 안젤라 박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신인왕 레이스에서 추격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메이저대회는 순위에 따라 부여하는 신인왕 레이스 포인트가 일반 투어대회의 두 배.

10위 이내 진입은 못했지만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3위에 자리 잡은 김미현(30.KTF), 이미나(26.KTF)와 20위(1언더파 71타)그룹에 오른 이선화(21.CJ), 이정연(28), 안시현(23), 김주미(23. 하이트), 이지영(22.하이마트), 민나온(19) 등도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1라운드를 마치면서 명예의 전당 입회를 확정지은 박세리는 버디없이 보기 1개의 단출한 스코어카드를 적어내며 공동 47위(1오버파 73타)로 역사적인 라운드를 마쳤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박세리는 "내일부터 홀가분한 마음으로 선두권을 따라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대회 2연패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고의로 기권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미셸 위(18.나이키골프)는 버디 4개를 뽑아내고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곁들이며 1오버파 73타를 쳤다.

이 대회에 두 차례 출전해 준우승과 5위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미치나 7일 전 16번홀까지 14오버파라는 형편없는 스코어를 낸 끝에 손목이 아프다며 경기를 포기했던 것이 '꾀병'이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김주연 못지 않은 긴 슬럼프에 빠져 있던 킴 사이키-맬러니(미국)가 67타를 때려 공동 선두에 오른 가운데 카리 웹(호주)과 모건 프레셀, 스테이시 프라마나수드(이상 미국),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강호들이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공동 4위(4언더파 68타)로 따라 붙었다.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수잔 페테르손(노르웨이) 등 올해 투어 대회 챔피언 2명이 공동 8위(3언더파 69타)에 포진,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2언더파 70타를 때려내며 공동 13위에 올라 부상 후유증에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알렸고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1언더파 71타를 치며 무난하게 첫날을 보냈다.

김동찬 기자 [e-mail] (하브드그레이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