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챔피언십 첫날 공동60위…우즈도 부진
13일(한국시각)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에이(CA) 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 1라운드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골프리조트&스파에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3번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호수 진흙밭에 보내버린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2번째샷을 위해 흰색 팬티만 남기고 옷과 신발에 양말까지 모두 벗어버린 것이다. 스텐손은 웨지를 짧게 잡고 해저드를 탈출했지만, 결국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경기 뒤 ‘셔츠까지 모두 벗을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스텐손은 “원래 하느님이 나를 그렇게 창조했다”고 받아넘겼다. 그는 “공이 진흙에 떨어졌다. 그때까지 6홀이나 남았는데 옷이 만신창이가 되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스텐손은 3언더파 69타 공동 17위로 선전했다.
올해 처음으로 스트로크플레이대회에 나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1언더파 71타 공동 40위로 다소 부진하게 출발했다. 그린적중률 61%로 아이언샷 감각이 좋지 않았던 우즈는 그러나 “샷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첫 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 피지에이 데뷔 첫 우승 감격을 누렸던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은 최경주( 39·나이키골프)와 나란히 1오버파 73타 공동 60위로 마쳤다. ‘블루 몬스터’라는 악명이 붙은 대회 코스에서 가장 짧은 169야드 파3 9번홀이 발목을 잡았다. 양용은은 티샷이 짧아 그린 앞 호수에 빠졌고, 1벌타를 받고 세번째샷을 했지만 역시 공은 그린 왼쪽벙커에 떨어졌다. 결국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최경주도 9번홀에서 티샷을 호수에 빠뜨린 뒤 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전세계 상위 80명만 초청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인 이번 대회에서 필 미켈슨(미국)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 4명이 7언더파 65타 공동 1위로 나섰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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