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센·린시컴 따돌리고 LPGA 시즌 첫 우승
“첫날 홀인원 때 우승트로피가 날 기다린다 예감”
“첫날 홀인원 때 우승트로피가 날 기다린다 예감”
“첫날 홀인원을 해 우승트로피가 나를 기다리고 있구나 싶었다. 우승을 위해 젖먹던 힘까지 쏟아부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년차로 1988년생 ‘박세리 키즈’인 오지영(21·에머슨퍼시픽). 올 시즌 첫승이자 통산 2승을 올린 그의 소감에서 나흘 동안 72홀과의 힘겨웠던 싸움이 배어나왔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브리터니 린시컴(미국)이 뒤에서 쫓아오고 있어 오늘 쉽지 않았다. 그들은 정말 훌륭한 선수다. 그래서 굉장히 예민해졌는데, 몇 홀을 돈 뒤 마음이 평온해졌다. 그리고, ‘나의 게임만 생각하자’고 했다. 좋은 샷과 좋은 퍼팅, 좋은 스코어, 그리고 우승 ….”
■ 1라운드 홀인원으로 우승 예감 18일(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주 클리프턴의 어퍼몬트클레어컨트리클럽(파72·6413야드)에서 열린 사이베이스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25억여원) 마지막날 4라운드. 오지영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날 챔피언조에서 맞붙었던 통산 5승의 페테르센(4타차 2위),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내비스코 챔피언십 챔피언 린시콤(8타차 공동 6위)을 완벽하게 따돌린 우승이었다. 1라운드 8번홀(파3·140야드)에서 7번 아이언으로 생애 첫 홀인원을 잡아내며 우승을 예감했던 그였다.
오지영은 지난해 7월 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을 일궈낸 이후 10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성공시대를 예고했다. 우승상금 30만달러를 챙겨 2년 만에 상금 100만달러를 넘어섰고(121만2367달러·15억여원), 올 시즌 상금도 38만여달러(4억8천여만원)로 랭킹 8위로 뛰어올랐다. 한국 선수의 이번 시즌 우승은, 지난 3월 신지애(21·미래에셋)의 ‘HSBC 위민스 챔피언스’ 이후 두 번째다.
■ 300야드 장타자 이겨낸 ‘환상적 쇼트게임’ 페테르센은 오지영에 대해 “거의 실수를 하지 않고, 퍼팅은 대단했다. 쇼트게임이 아주 훌륭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지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페테르센과 린시컴은 때때로 300야드를 치는 롱드라이버들이다. 나는 240, 때때로 250야드를 친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좋은 아이언샷과 웨지샷을 가지고 있다. 그게 내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박세리의 스윙을 보며 골프 입문을 결심한 오지영은 지독한 연습벌레로 알려져 있다. 2006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자전거에 골프채를 싣고 연습장을 오갔으며, 샌드웨지를 바꾼지 2개월 만에 다 닳아 못쓸 정도로 맹훈련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 되살아난 박세리 키즈 지난 시즌엔 1998년 박세리의 유에스여자오픈 우승 장면을 보고 골프채를 잡은 ‘박세리 키즈’의 돌풍이 거셌다. 유에스여자오픈 챔피언 박인비와 오지영 등 ….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우승과 인연이 멀었다. 오지영도 3월 마스터카드 클래식 공동 6위가 시즌 최고성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 키즈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한편, 미셸 위(20·나이키골프)는 공동 3위(8언더파 280타), 신지애는 공동 13위(3언더파 285타), 4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공동 19위(1언더파 287타)로 마쳤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오지영-페테르센-미셸 위 대회 기록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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