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3일(한국시각) 미국프로골프 투어 크라이슬러 클래식 우승을 확정지은 뒤 아들을 껴안고 기뻐하고 있다. 그린스보로/AP 연합
살아난 ‘탱크샷’ 3년체증 뻥 둟렸다
연이은 컷탈락 스럼프 깨고 다시 정상 우뚝
“그동안 경기가 안풀려 가슴앓이도 많았다. 답답했던 가슴이 확 풀렸다.”
완도산 ‘탱크’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3일(한국시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남긴 이 말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준다. 2002년 컴팩 클래식(5월)에 이어 탬파베이 클래식(9월) 우승 뒤 정확히 3년10일 만이다. 최경주는 우승 갈증에 속이 쩍쩍 갈라졌고, 조급증에 입술이 탔다. 그러나 세계 정상에 다시 우뚝 섰다.
“더이상 슬럼프는 없다”= 최경주가 이날 기록한 4라운드 합계 22언더파 266타는 미국무대 진출 이후 72홀 최소타 기록. 1999년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이 세운 이 대회 최소타 기록에 단 1타가 모자란다. 대회 직전 3개 대회 연속 컷오프를 당했고, 올시즌 ‘톱10’에 2번밖에 들지 못했던 ‘슬럼프의 최경주’는 더 이상 없었다. 최경주의 캐디인 앤디 프로저는 “1라운드 시작 때 그의 눈빛을 보고 일을 낼 것을 짐작했다”고 말했는데, 실제 최경주는 4라운드 내내 놀라운 집중력으로 60대 타수로 고공행진을 벌였다.
대회 10분전 되찾은 퍼팅 감각= “1라운드 시작 10분 전 감각이 되돌아왔다. 2002년의 퍼팅 감각이었다.” 2005년초 나이키골프로 스폰서를 바꾸면서 최경주는 나이키의 신형클럽들을 여러차례 실험했다. 여기에 퍼팅감각을 되찾으면서 기력을 회복했다. 공동선두로 출발한 4라운드 1번홀 5.1m 버디퍼팅을 시작으로 2·3·4번홀에서 줄버디를 잡아낸 것은, 2위로 맹추격 중이던 마루야마 시게키(일본)의 기를 꺾었다. 12번(파3)홀에서 티샷 뒤 벙커샷을 홀 3m 거리에 떨군 뒤 공을 굴려 버디를 챙긴 것은 정상행을 확인한 승부처였다.
총상금 1000만달러 ‘눈앞’= 우승상금 90만달러를 받은 최경주는 시즌 상금이 171만9374달러로 2006년과 2007년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시즌 상금 33위로 3만달러만 추가하면 30위대로 진입해 올스타전 격인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다. 그동안 챙긴 총상금은 910만7791달러에 이르러 1천만달러 돌파도 머지 않았다.
13일부터 신한동해오픈 출전= 최경주는 7일부터 4일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총상금 700만달러짜리 초특급 대회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13일 국내에서 개막하는 신한동해오픈 출전을 위해 금의환향한다. 최경주는 “마음이 더욱 안정되니 더 좋은 소식을 계속 전해드리고 싶다”며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고국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를 대신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크라이슬러 클래식 최종순위. 최경주 미국프로골프 연도별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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