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기대 안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강심장 유소연(30)이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천929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2위 김효주(25)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유소연은 우승상금 2억5천만원을 전액 코로나19 치유 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2라운드부터 선두를 유지했고, 이날 같은 조에서 김효주가 2타를 줄이며 맹추격했지만 유소연은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부 1타 차로 앞서가면서 위태로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기 스타일대로 공격적인 패턴을 유지했다. 18번 마지막홀(파4)에서 벙커에 빠졌지만, 3번째샷을 홀컵에 바짝 붙이는 기술샷으로 승패를 갈랐다. 먼저 벙커샷을 시도한 김효주가 홀컵에 1.5m 가량 붙여 부담을 느낄 만도 했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유소연은 “욕심을 내려놓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 우승보다 내 스타일대로 쳤다”고 말했다.
유소연은 이날 승리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의 내셔널 타이틀 대회를 석권했다. 2008년 이 대회에서 3차 연장 끝에 신지애한테 패배한 아픔도 털어냈다. 유소연은 “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었지만, 이제는 웃으며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4개월의 공백에도 최정상급 플레이를 편 유소연은 국내대회 통산 10승을 올렸다. 또 2018년 6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에서 엘피지에이 통산 6승을 거뒀고, 같은 해 9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일본여자오픈 제패 이후 1년 9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약 5년 만이다.
김효주가 11언더파로 2위를 차지했고, 최혜진(21)도 2타를 줄이며 9언더파로 3위에 올랐다. 챔피언조에서 막판 경쟁을 폈던 오지현(24)과 타수를 줄인 김세영(27)이 8언더파로 공동 4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6언더파 6위에 자리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유소연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 선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인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