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선수들이 7일 2007 코보컵 마산프로배구 남자부 결승전에서 LIG와 풀세트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마산/연합뉴스
LIG와 풀세트 접전끝 ‘코보컵 우승’
팀 재창단 이후 사실상 첫 정상에
팀 재창단 이후 사실상 첫 정상에
7일 마산실내체육관에서는 낯선 풍경이 벌어졌다. 남자배구 결승전이었지만, 2년 연속 정규리그 챔프 현대캐피탈도, 9년 연속우승에 빛나는 삼성화재도 없었다. 다만, 매번 두팀의 들러리 노릇을 하던 대한항공과 LIG 선수들만 코트 위를 누볐다.
“두 팀이 배구대회 결승전서 맞붙은 적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배구 관계자 말처럼 시즌 전초전이었던 한국배구연맹(KOVO)컵 남자부 결승은 현대캐피탈-삼성화재 양대축을 무너뜨리며 2개월여 뒤 막을 올리는 2007~2008 시즌(12월1일 개막)의 전력평준화를 예고했다.
결승코트가 낯선 두 팀 중 최후에 웃은 자는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이경수가 허리통증으로 빠진 LIG와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2/23:25/21:25/25:17/15:9)로 승리하며, 1986년 재창단 뒤 사실상 처음으로 우승을 맛봤다.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은 “1995년 종별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당시는 한국전력과 경찰청 3팀만 참가했다. 배구팀들이 모두 참여한 공식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재창단 뒤 처음”이라고 했다.
2006~2007 시즌 3위에 머물렀던 대한항공의 우승 공신은 지난 6월 상무에서 제대한 장광균(26). 그는 주전 레프트 강동진이 왼발목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레프트로 기용돼 결승에서 팀내 최다득점인 26점을 올리면서 대회 최우수선수(상금 200만원)에 뽑혔다. 장대군단 대한항공 공격수 중에서는 제일 작은 1m90의 장광균은 2m의 팔라스카 공격까지 막아내는 등 가로막기도 4개나 성공시켰다. 장광균은 “키가 작기 때문에 서브리시브와 수비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가로막기가 제일 약점이었는데 슈빠 코치가 분석한 자료를 이용해 팔라스카 등의 공격루트를 파악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문용관 감독은 “2·3세트에서 세트플레이·토스 등이 안되면서 세터 김영래가 흔들려 고전했지만, 4·5세트에서 김학민 이영택 장광균 등이 가로막기에 성공하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면서 “정규리그에서 챔프전 진출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우승상금 1500만원, 준우승 700만원.
마산/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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