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김학범의 ‘칼날’ 리더십. 이번엔 누구를 향할까?
김학범 감독의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22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최종 엔트리 확정을 위한 마지막 소집훈련에 들어갔다. 이달 가나와의 1·2차 평가전 등을 거쳐 선발된 23명의 선수는 30일 최종 명단(18명) 발표까지 사활을 건 내부 경쟁을 펼쳐야 한다.
24살을 초과하는 와일드카드 3명을 고려하면, 훈련 참가 23명 가운데 15명만이 뽑힐 수 있다. 이 가운데 골키퍼 포지션 두 자리를 빼면 13명이 남는다. 필드 플레이어 20명이 13자리를 놓고 생존율 65%의 싸움을 벌이는 셈이다.
김학범 감독은 이날 훈련 전 기자회견에서 엔트리 확정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그는 앞서 올림픽 본선행의 수훈 선수였던 오세훈과 조규성(이상 김천 상무)을 제외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자식 같은 선수들이 낙오하는데 마음이 아팠다. 이제 또 아파야 한다.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올림픽 입상권을 노리는 김 감독의 선수 선발 기준은 본선 경쟁력과 체력이다. 김 감독은 “기술은 단기간에 좋아지지 않는다. 이젠 그것보다 어떤 선수가 본선에 적합할지, 토너먼트에서 만나는 상대 팀에 적합한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험이 풍부한 24살 초과의 와일드카드 3명을 합류시키는 것은 전술 다양성을 위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공격수 황의조(보르도), 미드필더 권창훈(수원 삼성),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 등이 거론된다. 황의조는 결정력을, 권창훈은 번뜩이는 패스 능력을, 김민재는 수비 안정감을 갖추고 있다. 골키퍼를 와일드카드로 뽑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집훈련에 참여한 24살 이하 선수들한테는 체력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일본 날씨가 무덥다. 여기에 엔트리 구성원이 매우 적다. 4강 이상을 노리는 상황에서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가 선발의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학범 감독도 이날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다. 이번 소집은 실력보다 체력적으로 얼마나 준비됐고, 팀에 희생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전방의 이동준(울산)이나 활동량이 많은 정승원(대구), 킥 능력이 좋은 이강인(발렌시아), A대표팀에도 호출되는 원두재(울산), 영리한 수비수 이상민(이랜드)과 장신의 정태욱(대구) 등은 일단 우위에 있어 보인다.
하지만 선수 선발에 빈틈이 없는 김학범 감독의 냉혈적인 검증에서 보장된 자리는 없다. 오세훈과 조규성이 팀에 큰 공헌을 했지만 탈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감독은 30일 엔트리 발표 뒤 다음달 두 차례 평가전을 계획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B조리그 뉴질랜드(7월22일), 루마니아(25일), 온두라스(28일)전에 대비한 최종 담금질이다. 김 감독은 “좋은 팀과의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최국 일본은 이날 수비수 요시다 마야(삼프도리아)와 사카이 히로키(우라와 레즈),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 등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한 올림픽 대표팀 18명의 엔트리를 발표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