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의 라스 벨트비크.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1 두 수도권 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막 전에는 강등 후보로 꼽혔지만, 도쿄올림픽 기간 차분히 승수를 쌓으며 어느새 상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외국인 공격수의 특급 활약을 바탕으로 언더도그의 반란을 일구는 모양새다. 수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가 그 주인공이다.
수원FC는 12일 현재 8승7무8패(승점 31)로 2021 K리그1 리그 5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2위를 기록하며 1부에 승격한 수원FC는 애초 이번 시즌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5월29일부터 8월8일까지 4연승 뒤 1무를 기록하며 파죽지세다. 특히 리그 최상위권인 울산 현대(1위)를 5-2로 대파했고, 전북 현대(2위)를 1-0으로 꺾는 등 강팀들을 잇달아 잡아내고 있다.
돌풍의 중심에는 공격수 라스 벨트비크(30)가 있다. 벨트비크는 올 시즌 13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7월25일 울산과 경기에서는 혼자서 4골을 터뜨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도움주기에서도 수원FC의 무릴로(7도움·2위), 이영재(5도움), 벨트비크(5도움·공동 3위)는 위압적이다. 전북(39골), 울산(36골)에 이어 리그 팀 득점 3위(32골)에도 올라있다.
인천 유나이티드도 어느새 8승6무8패(승점 30)를 기록하며 리그 6위에 올라있다. 23경기를 치른 수원FC에 비해 인천은 1경기를 덜 치러, 다음 경기를 잡아낸다면 리그 3위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매 시즌 말 강등권 싸움을 하다가 마지막에 가까스로 리그에 잔류하는 ‘생존왕’에서 상위권 팀들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이다.
‘수호신’ 스테판 무고사(29)는 인천 상승세의 핵심이다. 무고사는 올 시즌 11경기를 뛰며 7골을 뽑아내며 맹활약하고 있다. 무고사는 시즌 초반 부친상을 당해 몬테네그로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15일 복귀전을 치른 뒤 다시 물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골의 순도가 높은데,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다섯 차례 선정되며 리그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 역시 무고사 복귀 뒤 4승3무로 무패행진이다.
한편 도쿄올림픽 기간에도 리그를 계속 진행해왔던 K리그는 도쿄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활약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울산의 에이스 이동준(24)과 이동경(24)은 팀에 복귀한 뒤 2경기 동안 각각 2골(이동준)과 1골(이동경)을 뽑아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포항에서 전북으로 둥지를 옮긴 송민규(22)와 FC서울 김진야(23), 광주FC 엄원상(22) 등이 올림픽 탈락의 아쉬움을 털고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이번 주말 K리그1은 15일 저녁 6시 전북 현대와 FC서울(10위)의 라이벌전 ‘전설매치’를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를 앞두고 있다. 벨트비크는 15일 저녁 7시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 14번째 골에 도전하고, 무고사는 같은 날 저녁 8시 광주 원정에서 득점을 노린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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