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26일(한국시각) 열린 유로파 콘퍼런스 리그 G조 무라와 경기에서 지휘하고 있다. 마리보르(슬로베니아)/로이터 연합뉴스
“난 마법사가 아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26일(한국시각) 슬로베니아 마리보르의 스타디온 류드스키 브르트에서 열린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G조 5차전 패배(1-2) 뒤 “잉글랜드 톱 팀과 격차가 있다”고 토로했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승점 7에 머물면서 16강 직행권을 챙기는 8개 조의 1위 자리를 놓쳤다. 남은 희망은 G조 마지막 경기를 잘 마무리 해, 16강 진입을 위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는 일이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한 단계 위의 유럽축구 대항전인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의 8개 조 3위와 홈앤어웨이(내년 2월)를 치르는데, 이기면 콘퍼런스리그 16강에 합류한다.
토트넘은 이날 11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32분에는 두번째 경고를 받은 라이언 세세뇽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였다. 후반 9분 손흥민과 루카스 모라 등을 투입해 변화를 꾀한 토트넘은 후반 27분 해리 케인의 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종료 직전 극장골을 허용하면서 주저앉았다.
영국 <비비시>는 “중원의 탕기 은돔벨레는 장악력이 없었고, 수비는 취약했으며, 델리 알리는 특색이 없었다”고 혹평했다. 이날 동점골을 넣은 케인에 대해서도, “동점골은 좋았지만, 나머지 시간 한심한 터치와 슛 실수들을 범했다”고 비판했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26일(한국시각) 열린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G조 무라와 경기에서 분투하고 있다. 마리보르(슬로베니아)/로이터 연합뉴스
실제 비비시가 이날 토트넘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준 이는 손흥민(4.59점)이었고, 케인은 3점대를 받았다. 후반 알리를 대신해 투입된 손흥민은 돌파와 드리블, 슈팅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달 초 지휘봉을 잡은 콘테 감독은 “토트넘은 현재 잉글랜드 톱 팀과 괴리가 있다. 우리는 질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새 감독이 왔고, 콘테가 과거에 이겼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마술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마술사가 아니라 선수들을 열심히 뛰게 만드는 사람이다. 나의 방법과 이념이 녹아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콘테 감독은 콘퍼런스리그 1승1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1승1무를 기록하며 팀을 7위(승점 19)로 끌어올렸다. 엄청난 훈련량을 요구하는 콘테 감독은 28일 밤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콘테 감독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은 1m일 수도 100m일 수도 있다. 나는 이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더 많이 훈련하고, 여러 측면에서 더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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