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환이 18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도하/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본래 자리는 오른쪽이지만 왼쪽에서도 뛴다. 공격수로 축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풀백으로 뛴다. 환경이 바뀔 때마다 자신도 맞춰서 바꿔낸 김문환(27·전북 현대)이 생애 첫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김문환은 18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오후 훈련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저한테 두 번 다시 못 올 기회가 왔다”라며 “포지션을 변경하고 나서 (수비수로) 월드컵에 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인제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포지션 바꾼 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 2017년에 조진호 감독님이 ‘월드컵 한번 뛰어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했는데 최종명단 들고 나서 (그 말씀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2017년 K리그 챌린지(2부) 부산 아이파크에 입단한 김문환은 데뷔 시즌 조진호 당시 부산 감독의 전술 지시에 따라 윙에서 윙백으로 내려섰다. 이후 2018 아시아게임 대표팀을 거치면서 풀백으로 정착했고 벤투호의 오른쪽 수비수 자리까지 꿰찼다. 지금의 김문환이 있기까지 가장 중요한 분기점을 조 전 감독이 만들었던 셈이다. 조 전 감독은 태극마크를 단 제자를 보지 못하고 2017년 10월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과거에도 ‘포지션을 바꾸지 않았다면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조진호 감독에 대한 마음을 여러 차례 표했던 김문환은 마침내 카타르까지 왔다. 다만 오른쪽 수비수는 벤투호에서 주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자리다. 한 자리에 김태환(울산 현대)과 윤종규(FC서울)까지 세 명이 몰려 있다. 김문환은 “(김)태환이 형은 피지컬이 뛰어나고 수비력도 장점이다. (윤)종규는 저랑 비슷한 유형”이라고 동료들을 평했다.
김문환이 18일(현지시각)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도하/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김문환이 어느 자리에 언제 출전할지는 알 수 없다. 아이슬란드와 마지막 평가전에서는 교체로 왼 풀백을 소화했던 만큼 김진수(전북)의 몸 상태가 확실하지 않은 현재, 왼쪽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여전히 앞길은 오리무중이지만 김문환의 각오는 다부졌다. 그는 ‘상대하고픈 선수’를 묻는 말에 “포르투갈의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를 좋아하고 눈여겨 봐왔다. 같이 경기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도하/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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