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후반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황의조의 골에도 사령탑 데뷔 첫승을 놓쳤다. 공격을 강화하면서 수비 허점이 드러났고, 막판 동점골을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에서 황의조의 골에도 1-1로 비겼다. 3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승리 없이 2무2패의 성적표를 거뒀다. 엘살바도르와의 역대 맞전적은 1무.
한국은 이날 엘살바도르전에서 총력을 다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도 한국(27위)은 엘살바도르(75위)를 앞섰고, 엘살바도르가 지난주 일본전에서 대패(0-6)했던 만큼 내심 다득점도 노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전방에 조규성(전북)을 배치하고, 좌우 측면 공격수에 이강인(마요르카)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세워 시작부터 공세적으로 나섰다. 중원의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울산) 등도 활동 반경이 넓은 선수들이다. 중앙 수비수 정승현(울산)과 박지수(포르티모넨스)는 좌우 측면 풀백인 김진수(전북), 설영우(울산)와 방어벽을 쳤고, 김승규(알샤바브)가 골키퍼로 나섰다.
한국은 초반부터 빌드업과 빠른 침투패스, 좌우 측면 크로스 활성화를 통해 엘살바도르 골문을 지속해서 위협했다. 전반 4분 이재성의 근접슛에 이어 조규성의 헤더(전9분)와 아크 앞 오른발 슛(전13분), 이어진 이강인의 오른발·왼발 포문까지 30분 동안 압도적인 공격력을 펼쳤다.
하지만 공 점유율과 패스 횟수의 우위에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균형을 깨지 못했다. 전반 30분에는 기습적인 역공에 나선 엘살바도르의 반격에 위기의 순간을 맞았고, 강력한 상대의 슈팅이 수비수의 발에 맞고 골대를 살짝 빗겨 나가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필승의 각오를 다잡은 선수들은 다시 집중력을 끌어 올렸고, 설영우와 호흡을 맞춘 이강인의 슈팅과 추가시간 황인범의 중거리포까지 골문을 열기 위한 열정을 과시했다.
결국 선제골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투입된 황의조(서울)의 발끝에서 터졌다. 측면을 파고들며 공격작업을 하던 황희찬이 후반 3분 골지역 왼쪽으로 넣은 공을 잡아 챈 황의조가 상대 수비수 2명을 따돌리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거의 1년 만에 터진 황의조의 A매치 골에 4만 가까운 관중은 큰 박수를 보냈다.
한국은 이후 이강인의 측면 코너킥을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하고, 황의조와 황희찬 등 공격수들의 집중포화로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후반 25분에는 손흥민(토트넘)과 오현규(셀틱)까지 투입했고, 이강인과 황의조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손흥민은 지난주 페루와 평가전(0-1)에는 빠졌지만, 이날 후반 투입돼 영리한 패스 등으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후반 42분 엘살바도르에 내준 프리킥이 빌미가 된 막판 실점으로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엘살바도르의 알렉스 롤단은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한국 수비수들에 앞서 다이빙 헤딩으로 터치했고, 공은 김승규가 손 쓰기도 힘든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동점골이 됐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결승골을 넣기 위해 온 힘을 다했으나 막판 프리킥 공격도 상대 골키퍼의 펀칭으로 무위에 그치면서 고개를 숙였다.
<20일 A매치 전적>
한국 1-1 엘살바도르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