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촌에서 기자들이 사진촬영을 하자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도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방글라데시전 6골은 넣었어야”
3-0 승리론 만족하지 못한 걸까?
핌 베어벡 축구대표팀 감독의 기분이 영 마땅치 않나 보다. 인터뷰도 되도록 사양하는가 하면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발길질까지 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선수촌 개방 행사가 열린 29일 낮(현지시각). 베어벡 감독은 레크리에이션 센터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국내 기자가 사진을 찍자 “개인생활을 존중해 달라”며 발길질을 했다. 놀란 취재진들이 “뭐하는 짓이냐?”고 따져묻자, “전화를 거는 중에 갑자기 사진을 찍으면 어쩌냐”고 말하며 실랑이를 벌였다. 일행을 이끌던 주최쪽 관계자가 말리면서 가벼운 소동으로 끝났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소동이 있고 나서 1시간 뒤, 한국선수단 입촌식에서도 베어벡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입촌식이 끝난 뒤 인터뷰를 요청하자 홍명보 코치를 바라보며 “저쪽과 얘기하라”고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끝내 카메라 앞에 선 베어벡 감독은 “아시아인의 잔치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면서도 “어제 경기에서 6골 이상 넣었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베어벡 감독의 통역을 맡은 대한축구협회 박일기씨는 “‘발길질’ 당시 베어벡 감독과 통화중이었다”며, “오늘 개방 행사를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사진을 찍으니 놀라서 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제 경기 결과도 그렇고 요즘 베어벡 감독이 예민해 보인다”며 “나쁜 뜻은 없다”고 해명했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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