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 터졌어! 북한 여자축구 선수들이 8일(한국시각) 열린 한국과의 경기에서 리금숙(17번)의 첫 골에 환호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한국, 북한에 졌지만 4강 동반진출
일본·중국 각각 꺾으면 최종 맞대결
일본·중국 각각 꺾으면 최종 맞대결
얼굴은 여자였지만, 패스 슈팅 스피드 지구력은 마치 남자 같았다. 북한 여자축구는 역시 세계적 수준이었다. 축구팬들은 ‘이들과 단일팀을 만든다면…’ 하고 가정을 했을지도 모른다.
안종관 한국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8일(한국시각) 북한과의 여자축구 B조리그 마지막 경기(1-4 패)가 끝난 뒤 “북한 선수들의 조직력과 자신감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북한을 보고 정신력 면에서는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직력 뿐 만이 아니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공을 잡으면 가장 정확한 지점에 패스를 연결하는 정교함, 위급한 상황에서도 공을 잘 빼앗기지 않는 간수능력. 원래부터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데다, 스피드까지 갖춘 이들 앞에 적수는 없어 보였다. 2골을 뽑아낸 노련한 골잡이 리금숙은 골문 1 이내에서는 어느 방향에서 공이 날아와도 골문을 흔들 수 있는 골결정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조 2위 한국에도 희망은 있다. 10일 밤 10시 일본(A조1위)과 4강전을 벌이게 된 안 감독은 “북한과 결승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며 “그때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이날 북한전에 총력을 쏟기보다는 4강전에 초점을 맞춰왔다. 김광민 북한여자축구 감독은 “남한팀이 경기속도가 좋아졌고 전체적으로 강해졌다”며 “결승에서 북과 남이 또 만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북한은 11일 오전 1시 중국(A조2위)과 결승진출을 다툰다.
남북대결 직후 북한 남자응원단 400명은 30명의 남쪽 응원단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북남대결은 승부보다 하나된 만남을 가졌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김광민 감독의 말처럼, 결승전에서 우정의 남북 여자축구가 벌어질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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