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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0 18:32 수정 : 2005.01.10 18:32

인종차별 야유·파시스트 경례 '섬뜩 행동' 잇따라

유럽 축구무대가 ‘인종차별주의’와 ‘파시스트 망령’으로 얼룩지고 있다. 이런 일은 한때 극우정당이 집권했던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국제축구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한국시각)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코 마드리드의 ‘마드리드 더비’가 열린 비센테 칼데론 스타디움. 아틀레코 마드리드의 안방 팬들이 상대편의 왼쪽 윙백인 호베르투 카를루스(브라질)를 집중적으로 능멸하는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불렀다고 영국의 <비비씨(BBC)> 인터넷 판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레알 마드리드의 안방경기장인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국가대표간 경기에서도, 흑인선수인 잉글랜드의 숀 라이트-필립스와 애슐리 콜을 능멸하는 소리가 나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스페인축구협회에 10만스위스프랑(9천여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11월 말에도 FC바르셀로나와 헤타페 경기 도중 FC바르셀로나 스트라이커인 사뮈엘 에투(카메룬)를 향해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상대편 서포터스가 원숭이 소리를 지르는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벌였다. 스페인축구대표팀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도 지난해 훈련 도중 자국선수에게 아스날과 프랑스대표팀의 간판골잡이 티에리 앙리를 겨냥해 “네가 검둥인 앙리보다 낫다”는 식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스페인축구협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 라치오의 스트라이커 파올로 디 카니오가 6일(현지시각) 로마에서 열린 2004~2005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경기에서 AS로마에 3-1로 승리를 거둔 뒤, ‘파시스트 경례’로 안방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로마/AFP 연합

7일 로마에서 열린 라치오와 AS로마의 이탈리아 세리에A ‘로마 더비’에서도 1930년대의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 시대로 착각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이날 29분 선취골을 터뜨린 라치오의 스트라이커 파올로 디 카니오는 AS로마를 3-0으로 이긴 뒤 스탠드 북쪽 끝에 있는 안방 팬들에게 달려가 오른팔을 하늘 쪽으로 쭉 펴는 ‘파시스트 경례’를 했다.

이에 대해 무솔리니의 손녀인 알레산드라 무솔리니와 극우주의자들은 “그의 ‘로마식 경례’가 얼마나 멋졌는지, 그것은 나를 기쁘게 했다”고 말했다. 반면, 중도좌파 정치인 엔조 포시는 “그를 축구선수로서 존경하고 있지만, 그의 행동은 나를 섬뜩하게 했다”고 말했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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