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조용형(왼쪽)과 볼턴의 개빈 맥캔이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피스컵 코리아’에서 경기를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남기일, 축구종가 ‘골망’ 뚫었다
‘오리지널 사커’를 내건 2007 피스컵 코리아 개막전 A조 첫 경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와 K리그 성남 일화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컵대회라 자칫 느슨할 수도 있지만 몰려든 4만8000여 관중과 우승상금 200만달러가 선수들의 의욕을 부추겼다. 결과는 1-1. K리그 19년 ‘풋내기’ 성남은 133년 전통을 자랑하는 볼턴을 맞아 먼저 골을 내주고도 동점골을 만드는 저력을 보이며 K리그 최강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니콜라스 아넬카, 엘하지 디우프 등 주전 공격수들이 빠진 볼턴은 경기 내내 거친 플레이로 성남 선수들을 자극했다. 결국 후반 8분께 수비수 니콜라스 헌터가 성남 이따마르를 발로 차는 비신사적 행위로 퇴장당했다.
성남은 후반 33분께 상대 미드필더 케빈 놀란에게 먼저 골을 내줬다. 상대 드로잉 공격에 수비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놀란의 기습적인 슛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 2005년 3전 전패로 조별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성남을 살린 주인공은 새내기 미드필더 박광민이었다. 박광민은 볼턴의 승리가 굳어지던 후반 43분 날카로운 왼쪽 돌파로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뒤 완벽한 크로스로 남기일의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힘겹게 승리를 거둔 성남 김학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상대가 거칠게 나와 애를 먹었지만 부상 선수 없이 무승부를 거둬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조 멕시코리그 최다 우승팀(11회) 치바스 과달라하라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라싱 산탄테르를 5-0으로 누르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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