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아데바요르·토레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
외국인공격수들의 득세. K리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축구종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포르투갈-토고-스페인’에서 넘어온 이방인 3인방의 득점왕 경쟁이 치열하다.
앨릭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스트라이커도 아닌 윙플레이어가 이렇게 많은 골을 넣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박지성의 팀동료인 포르투갈 출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1골로 득점 1위에 올라있어서다. 리그 초반 3경기 결장 징계까지 받아 출전수가 남들보다 적었는데도 이렇다. 아직 리그 10경기를 남겨뒀는데 지난 시즌 자신의 17골(3위) 기록을 넘어섰다. 장신(1m87)이지만 빠른 드리블 속도와 현란한 발재간에 상대는 알고도 속는다.
“공격수인 내가 미드필더 호날두에게 득점왕을 뺏길 순 없지 않은가?” 이렇게 제동을 걸고 나선 공격수는 토고 출신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24·아스널). 한국이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경계대상’이라고 했던 선수다. 요즘 그를 보면, 당시 한국대표팀이 이 선수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아데바요르는 29경기 19골로 호날두를 바짝 쫓고 있다. 아스널은 아데바요르 덕분에 스페인 FC바르셀로나로 떠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티에리 앙리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호날두와 아데바요르로 압축되는가 싶더니, 지난해 스페인에서 건너온 페르난도 토레스(24·리버풀)가 가세하며 혼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토레스는 최근 4경기에서 해트트릭 두차례를 포함해 7골을 몰아넣으며 19골로 득점 공동 2위로 치솟았다. 그는 2006 독일월드컵 스페인 국가대표로 나와 3골을 넣으면서 세계팬들에게 알려졌다.
지금 3인방은 2003~04시즌 앙리(30골) 이후 30골 이상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반면, 득점 10위 안에 잉글랜드 출신 선수는 한명도 없다. 그나마 잉글랜드대표팀 주장 스티븐 제라드(리버풀)가 11위(10골)로 체면을 세우고 있을 뿐.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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