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민·한태유 ‘깜짝승선’
설기현 크로스-조재진 머리 패스-박지성 골.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프랑스와의 2차전 후반 36분 동점골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만들어낸 그날의 ‘스리톱’. 허정무 2기 대표팀에서 다시 뭉치게 됐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6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경기장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북한과의 3조 2차전에 출전할 24명(국외파 6명 포함)의 명단을 17일 공개했다. 지난 2월 ‘허정무 1기’에 합류했으나 신경성 장염 탓에 중도하차했던 조재진은 지난 15일 FC서울전 동점골로 컨디션 우려를 씻어내며 다시 부름을 받았다. 지난달 국외파가 빠진 동아시아선수권 북한전에서 1-1로 비긴 허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모두 불러 총력전을 다짐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박주영(FC서울)에게도 차출명령서를 띄워 공격진을 강화했다. 조재진과 박주영은 ‘원톱’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허 감독은 정예멤버를 꾸리면서도 ‘깜짝발탁’을 빼놓지 않았다. 허 감독은 지난 11일 발표한 43명 예비명단에도 없던 한태유(광주 상무)에게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아줬다. 청소년대표 경력조차 없는 무명의 서상민(경남FC)도 프로축구 26년 사상 처음으로 신인이 K리그 개막전에서 2골을 넣은 활약 덕에 첫 국가대표가 됐다. ‘제2의 홍명보’로 불렸으나 스피드가 떨어지는 약점을 드러내 대표팀 옷을 벗었던 수비수 조병국(성남 일화)도 명예회복 기회를 얻었다. 누구든 K리그에서 열심히 뛰면 나이와 경력을 묻지않겠다는 허 감독의 메시지인 셈이다.
그러나 ‘허정무 1기’에 뽑혔던 왼쪽풀백 기대주 박원재(포항 스틸러스)는 탈락했다. 지난 12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퇴장을 당한 박원재에 대한 경고조처라는 게 허 감독의 설명이다. 19개월 만에 대표팀 승선 여부로 관심을 모은 안정환은 최근 K리그 2경기 모두 90분을 뛰며 컨디션 회복을 알렸으나, 리그에서 더 몸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의 생각을 참고해 명단에서 빠졌다. 대표팀은 20일 소집해 23일 상하이로 떠난다. 북한전엔 24명 중 18명만 출전명단에 오른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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