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3일 위앤선스포츠센터에서 몸을 풀고 있다. 상하이/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첫날부터 현지훈련…“선수들 몸상태 좋아”
아침 9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선수들은 2시간여를 날아 중국 상하이에 내렸다. 섭씨 15도 안팎의 햇볕이 내리쬤으나, 바람이 불어 시원한 느낌이었다. 스모그 탓에 시야 먼 곳이 뿌옇게 보였으나, 축구경기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김남일(빗셀 고베) 등 18명의 선수가 23일(이하 한국시각) 먼저 상하이에 왔고, 이영표(토트넘) 설기현(풀럼) 김두현(웨스트 브로미치) 등 잉글랜드에서 뛰는 국외파들이 런던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늦게 상하이에 도착했다. 가장 늦은 24일 오후 합류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5일 하루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뒤 경기에 나선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8시 상하이 위앤선스포츠센터에서 1시간 30분 동안 첫 현지 훈련을 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북한과의 3조 2차전(상하이 훙커우경기장?26일 오후 8시)이 열리는 시각에 맞춰 몸을 풀며 컨디션 조절에 나선 것이다.
평양 경기가 무산돼 ‘제 3국 개최’로 열리는 남북전에서 ‘허정무호’는 월드컵 3차예선 2연승과 함께 지난 2월 동아시아선수권 북한전 1-1 무승부 아쉬움도 씻기 위해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은 지난 2월 월드컵 3차예선 1차전에서 동반 승리를 거뒀으나, 투크르메니스탄을 4-0으로 완파한 한국이 요르단을 1-0으로 이긴 북한보다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이종민(FC서울)도 부상에서 회복됐고, 조재진(전북 현대)도 K리그에서 타박상을 당했으나 몸상태가 아주 좋아졌으며, 발목이 아팠던 수비수 곽태휘(전남 드래곤즈)도 지금 훈련을 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다. 남은 기간 해외파와 국내파간의 조합에 힘쓸 것”이라며 선수들의 몸상태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북한 전력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허 감독은 “개인기량은 우리가 앞서지만 북한은 빠르고 조직력이 좋다. 북한이 수비를 두텁게 서다가 원톱 정대세를 중심으로 문인국과 홍영조를 좌우날개에 배치해 역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허 감독은 “프리킥이 좋은 북한 홍영조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김남일은 동아시아선수권 당시 북한 정대세(가와사키 프론탈레)에게 동점골을 내준 것을 떠올리며 “그땐 비겼지만, 이번엔 적극적으로 공격해서 꼭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남일은 “북한의 속공이 좋으니까 수비수들이 90분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보다 하루 먼저 도착한 북한은 한국훈련에 앞서 중국 공안들을 문 앞에 세운 채 비공개훈련을 했다. 김정훈 북한대표팀 감독은 ‘훈련이 어땠냐’는 국내 취재진 물음에 “내일 훈련 때 이야기할 텐데…”라며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다. 북한선수들은 물음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북한대표팀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 곧바로 한국대표팀 버스가 들어와 남북선수들이 서로 마주치지는 못했다.
상하이/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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