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대결 13일에도 이어질라
양쪽 구단 서포터에 자제요청
양쪽 구단 서포터에 자제요청
프로축구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라이벌 대결이 과열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FC서울 전신인 안양 엘지(LG)와 수원 삼성 시절부터 시작된 두 팀의 신경전은 지난해 셰놀 귀네슈 FC서울 감독과 차범근 수원 감독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지면서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의 올 시즌 첫 경기. 2만3528명 관중이 몰릴 만큼 관심이 높았던 이 경기는 종료 직전 두 팀의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0-2로 뒤지던 FC서울의 이상협이 다급한 나머지 수원 송종국에게 깊은 태클을 걸었다. 태클을 피하던 송종국의 오른발이 이상협의 왼쪽 허벅지에 떨어지자, 고의라고 받아들인 FC서울 김한윤이 송종국의 몸을 밀치면서 두 팀 선수들이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분위기가 거칠어졌다. 송종국과 이상협은 동반 퇴장을 당했다.
심판도 이날 전반 막판 왼발터닝슛으로 크로스바를 때린 박주영이 슛을 하기 전 팔에 공이 맞았는데도 주·부심 모두 잡아내지 못하는 등 판정에 집중력을 잃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라운드의 거친 열기는 경기장 밖 서포터 폭력으로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운동장 밖으로 나왔던 한 서포터가 다른 팀 서포터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해 안경이 부러지는 등 사태가 커지자 경호인력이 출동해 상황을 진정시키기에 이르렀다. 폭력 당사자는 마포경찰서 상암지구대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조처됐다. 피해를 당한 서포터 쪽에선 폭력 당사자에 대한 경기장 출입정지 같은 징계를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은 “운동장에서 경기를 심각하게 방해한 경우라면 그럴 수 있으나 경기장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적용이 가능한지는 논의를 해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신경이 날카로워진 두 팀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정규리그에 다시 만난다는 점. 귀네슈 감독과 차범근 감독의 7차 맞대결이다. 수원 삼성 관계자는 “수원 서포터 쪽에서는 13일 경기에서 더 이상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자제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FC서울 관계자도 “폭력 당사자와 피해자가 서로 잘 합의를 한 것으로 안다. 13일 경기가 또 과열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포터 책임자와 대화를 나누고 경호인력을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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