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안방에 역대최다 관중/ 프로축구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이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벌이고 있다.
수원 종료직전 조용태 결승골…12경기 무패행진
관중석 모처럼 ‘북적’…전국 네경기서 15골 ‘펑펑’
관중석 모처럼 ‘북적’…전국 네경기서 15골 ‘펑펑’
최강희 감독은 2005년 7월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았을 때를 떠올렸다. “구단쪽에서 (2000년 7월 이후) 5년간 수원을 한번도 못 이겼으니, 수원만은 꼭 이겨달라고 하더군요.” 최 감독은 2006년 5월 21일 경기에서 무승(9무13패) 끝에 수원전 승리를 따냈고, 전북 사령탑에 오른 3년간 수원을 만나 2승5무로 한번도 지지 않았다. 이쯤되면 ‘차붐’(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의 천적으로 불릴만 하다.
차범근 감독은 전북전에 앞서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전북전 ‘무승 징크스’를 털어버리자는 것이다. 수원팬들도 그런 기대를 품고 전세버스 13대로 전주를 찾았다. 후반 17분 에두가 골문으로 툭 찬 공을 서동현이 재차 골문으로 밀어넣었을 때만 해도 천적 사슬이 쉽게 끊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전북은 8분 뒤 이운재가 쳐낸 공을 앞에서 기다리던 조재진이 오른발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 수원의 흥을 깨버렸다.
무승부로 끝날 듯 했던 후반 47분. 차범근 감독을 구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 차범근 축구대상을 받았던 새내기 조용태였다. 조용태는 왼발목 부상에서 회복해 2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백지훈의 도움을 받아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슛을 날렸다. 골망이 흔들리자, 조용태는 환호했고, 전북 선수 8명은 허탈한 듯 운동장에 누웠다.
수원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정규리그 전북과의 경기에서 2-1로 극적으로 이겨 컵대회를 포함해 12경기 무패행진(10승2무)을 이어갔다. ‘천적’ 고리를 끊으며 리그 6연승을 달린 수원은 2위 성남 일화(승점 15)를 여유있게 제치고 단독 1위(7승1무·승점 22)를 굳게 지켰다. 2골 모두 후반 교체선수들이 넣어 기쁨이 더한 차범근 감독은 “고비를 잘 넘겼다. 교체선수들이 잠재력을 잘 발휘했다”며 좋아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수원과의 경기가 중위권으로 도약하는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으나, 역대 최다 안방 관중(3만3823명) 앞에서 패배를 안아 꼴찌(1승1무6패·승점 4)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총알축구’ 변병주 대구FC 감독이 후반 40분 이근호의 결승골로 3-2로 이기는 등 어린이날 4경기에서 15골의 골폭죽이 터졌다. 이날 1골1도움을 한 대구FC 장남석은 득점 2위(6골)로 올라섰다.
전주/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5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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