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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2부 ‘괴물’ 포효가 들리는가

등록 2008-05-06 18:50

 김영후(25·울산현대미포조선)는 오는 10일 천안시청전에서 골을 넣으면 7경기 연속골이 최다였던 내셔널리그 기록을 새롭게 쓴다.
김영후(25·울산현대미포조선)는 오는 10일 천안시청전에서 골을 넣으면 7경기 연속골이 최다였던 내셔널리그 기록을 새롭게 쓴다.
N리그 득점왕 김영후 7경기 연속골 타이기록
꼭 겨울이라서 추웠던 건 아니었다. 2005년 12월. 프로축구 신인을 뽑는 자리였으나, 아무도 ‘숭실대 4학년 김영후’를 부르지 않았다. 그 해 한국축구대상 대학부 최우수상을 받은 선수였다.

“프로 눈길이 쏠리는 4학년 초반에 부진해서 그랬나봐요. 4~5순위쯤에는 불릴 줄 알았는데.” 바로 휴대전화를 껐다. 밤이 깊어서야 집으로 갔다.

“‘이제 어떡하지? 군대 갈까?’ 별 생각을 다 했죠.” 부모는 안다. 열정의 깊이 만큼 느꼈을 아들의 아픔을. 외동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몰래 축구를 한다고 했을 때 방문까지 걸었지만, 2층 창문을 열고 뛰어내려 운동장으로 간 아이였다. “부모님이 ‘지금 때가 아닌 것 같구나. 다른 곳에서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오겠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대학 3학년이 돼서야 아들 경기를 보러올 정도로 축구에 마음을 쉽게 열지 않던 분들이다. 그 해 12월은 꼭 춥지만은 않은 겨울이었다.

김영후(25)는 보따리를 싸 내셔널리그(실업축구) 울산현대미포조선으로 갔다. 그 곳에서 스트라이커 상징인 최순호 감독을 만났다. “‘공 터치 수를 줄이고 쉽게 쉽게 차라, 크로스가 날아오면 위치를 잘 잡으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가 2006년 내셔널리그 데뷔 첫 해 19골로 득점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가져가자 ‘괴물’이란 별명이 붙었다. 지난해 팀이 내셔널리그 왕좌에 오를 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도 탔다. 5경기를 치른 이번 시즌도 5경기 연속골로 득점 1위. 1부리그 격인 K리그까지 넓혀도 올해 전경기 연속골은 그가 유일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전 2경기까지 포함하면 7경기 연속골이다. 오는 10일 천안시청전에서 골을 넣으면 7경기 연속골이 최다였던 내셔널리그 기록을 새롭게 쓴다. K리그에선 8경기가 최다연속골(1995년 황선홍, 2000년 김도훈)이다. 팀 단독선두를 이끌고 있는 그는 “동료들도 이왕 넣는 것 기록 한 번 세워보라고 격려해준다”고 했다.

그는 “프로에 못 가 실망도 했지만, 바로 프로에 갔으면 이렇게까지 못했을 것 같다. 여기서 성인축구 경험도 쌓고,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했다. 내셔널리그에서 우승해도 당분간 K리그로 승격할 수 없게 규정이 바뀌어, 그가 프로로 가려면 K리그까지 입소문이 나는 수밖에 없다.

“어머니께서 매일 새벽기도를 해주세요. 열심히 하다보면 (프로로 가는) 좋은 기회가 오겠죠.” 고개 숙인 아들에게 몇 해 전 부모님이 해줬다는 그 말을 똑같이 되뇌고 있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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