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초청을 받아 한국에서 유소년 유망주를 키웠던 로버트 알버츠(네덜란드)가 2004년 16살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을 때 했던 얘기다. 선수들에 대한 공개평가에 신중하던 그의 칭찬치곤 이례적인 극찬이었다. “시야도 좋고 경기 도중 상황인식도 뛰어나다. 볼터치와 민첩성, 골대 앞에서의 침착함, 지구력 등을 두루 갖췄다. 단연 돋보이는 선수다.”
서울 도봉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교진학을 하지 않은 채 FC서울에 들어간 그는 16살 이하 대표팀에선 스트라이커를, 19살 이하 대표팀에선 중앙수비수, 중앙미드필더, 윙백 등 여러 포지션을 뛰는 능력을 보였다. 아직 20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 국가대표팀과 프로에서 또한번 비상을 하고 있다. ‘블루드래곤’ 이청용(FC서울)이다.
이청용은 5월31일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요르단과의 안방경기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설기현(풀럼)을 제치고 윙포워드로 선발출전한 것만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으나, 대표팀 막내였던 이청용은 이날 몸을 날리는 헤딩패스로 박지성의 선제골까지 도왔다. 이청용도 “대표팀에 소집된 뒤 자신감이 생겼다. 나 스스로도 어떤 플레이가 나올지 기대하게 됐다”고 말할 만큼 의욕에 찬 모습이다.
그 자신감은 프로로 이어지고 있다. 이청용은 28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안방경기에서 0-1로 지다 FC서울이 2-1로 역전할 때 2골 모두 어시스트로 승리의 밑돌을 놓았다. 종료직전 거친 태클로 퇴장을 당한 건 오점이었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헤딩패스로 정조국의 역전골을 도운 장면은 초조했던 세뇰 귀네슈 FC서울 감독의 칭찬을 받을 만 했다. 지난해 컵대회 도움왕이었던 이청용은 정규리그 도움부문 공동 1위(4개)로 올라섰다. FC서울은 3위(승점23·6승5무1패 )로, 2위 성남 일화(승점 25·7승4무1패)를 바짝 뒤쫓고 있다.
수원 삼성은 리그 10연승 신기록을 세우면서 1위(승점34·11승1무)를 지켰다. 18경기 무패(15승3무·컵대회 포함)도 이어갔다. 황선홍 감독의 부산은 꼴찌(1승3무8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성남 두두는 리그 득점 1위(11골)를 달렸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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